‘7명 사망’ 부천 호텔 화재 녹취록 공개…“대피했냐” 묻자 탄식만

"먼저 대피해라"는 소방 요원 말에 "대피 안 했다"

지난 24일 오전 경기 부천시 중동 호텔에서 화재 조사관이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 22일 이곳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19명의 사상자가 나온 경기 부천 호텔 화재와 관련해 당시 최초 119 신고자와 소방 접수 요원 간의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25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공개한 '부천 원미구 숙박시설 화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 20초에 호텔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최초 접수됐다. 호텔 810호에서 불이 나 연기가 복도를 가득 뒤덮은 오후 7시 38분에서 약 1분 지난 시각이다.

신고자는 호텔 관계자로 추정되면 녹취록에는 "중동 XXX 호텔인데요. 밖에 불이 났어요"라고 말하자 소방 접수 요원은 "어디? 중동 어디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신고자는 "여기 객실이요 810호요"고 거듭 말했다.

호텔 이름을 계속해서 묻는 접수 요원을 향해 신고자는 10번이나 호텔 이름을 반복해서 외쳤다. 이후 접수요원은 출동 지령을 내려 소방대원들을 출동시켰다.

접수 요원은 "대피했냐"고 묻고 신고자는 "대피 안 했다"고 대답했다. 접수 요원이 "사람들 대피 먼저 해주세요"라고 말한 뒤 다시 "여보세요?"라고 신고자를 불렀으나 신고자는 "아아"라고만 했다. 접수 요원이 연거푸 "신고자 분?", "여보세요?"라고 불러도 신고자는 또다시 "아아"라고 탄식했다.

접수요원은 "여보세요. 손님 다 대피하셨어요?"라고 재차 물었고, "아…"라는 신고자의 탄식과 함께 통화는 끊겼다.

최초 신고가 접수되고 최초 신고가 접수되고 3분 뒤인 오후 7시 42분께 소방 경보령인 대응 1단계가 발령됐다. 4분 뒤인 7시 43분께 부천소방서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발화지점인 810호가 있는 건물 7층에 연기가 건물 내부에 가득 차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