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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은 입장료 4배”…日 히메지성, 이중가격제 도입 발표

“외국인은 입장료 4배”…日 히메지성, 이중가격제 도입 발표

기사승인 2024. 06. 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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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입장료 30달러로 인상 예고
기존 4배 넘는 가격에 반발 목소리
히메지성
일본 효고현 히메지성/히메지성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일본의 세계유산이자 인기 관광지인 효고현 히메지성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차등적으로 부과하는 인상안을 발표했다.

지난 18일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주요언론은 히메지시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기요모토 히데야스 히메지시장은 지난 16일 "세계문화유산인 히메지성의 입장료를 조정하려고 한다"며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관광객, 히메지시의 지역주민 간의 입장료에 차등을 둘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일본 지자체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입장료 인상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관광객에 대해 더 비싼 입장료를 책정하는 것은 여러 국가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기존 가격의 4배를 넘는 증액 폭이 문제가 되고 있다.

기요모토 시장은 "외국인들에게는 지금의 4배 정도인 30달러로 인상해 받으려고 한다. 지역주민들은 지금의 입장료보다 저렴하게 할인할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400년 이상의 역사를 보전하고 있는 히메지성은 1993년 일본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유적지다. 히메지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이곳을 방문한 관광객은 약 148만명이며 그 중 외국인은 45만명으로 추산된다.

현재는 18세 이상 방문객에게는 입장료로 1000엔(약 1만원)을 받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7달러(약 1만원)를 받고 있으나 이를 30달러(약 4만7000원) 수준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해당 발표 후 SNS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2배 정도라면 납득하지만 금액 차이가 이만큼 벌어지면 그 나라에 가고싶은 마음도 없어진다" "4배 인상은 너무 심했다. 2배라면 이해할 수 있다"며 가격 인상은 이해하면서도 큰 증액 폭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했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관광객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가격은 내국인 관광객과 같이 책정해도 된다고 본다. 우리가 해외에 갔을 때 같은 취급을 받으면 기분 나쁠 것"이라며 관광지로써의 입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요모토 시장은 마이니치에 "히메지성은 목조 건축물로 많은 사람이 방문할수록 부식이 심해진다. 최근에 관광객이 늘며 보수공사가 필요한 곳도 생겼고 쓰레기와 소음 문제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시의회에서 논의를 거친 결과 30달러라면 다른 나라의 유적지 입장료와 비슷한 수준이기에 세계 표준에 맞추면 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지역 주민과 관광객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차등을 두고 싶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는 히메지시가 주장한 표준 금액과 차이가 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입장료는 22유로(3만2600원)이며 유럽연합(EU) 국가 한정 26세 이하는 무료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아랍 국가 관광객에게 1700원을 받고 그 외 국가 관광객에게는 거의 9배에 달하는 1만5700원을 받지만 히메지시가 주장하는 액수와 차이가 크다.

차등 인상안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자 히메지시는 "아직 확정이 아니고 시 조례 개정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며 뒤늦게 말을 바꿨다.

히메지시에 이어 교토시 역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입장료 조정을 검토한다고 발표하는 등 일본 주요 관광지 입장료 인상 정책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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