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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준석 “의료대란, ‘낙수의사론’ 대신 주요거점 국공립 치료센터 설립”

[인터뷰] 이준석 “의료대란, ‘낙수의사론’ 대신 주요거점 국공립 치료센터 설립”

기사승인 2024. 05. 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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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의원들,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 때 소신 있는 투표 했으면”
“김건희 여사 의혹, ‘무조건 특검’ 아닌 구체적인 해결책 찾아야”
“차기 개혁신당 지도부, ‘이준석 사당’ 소리 안 듣는 당 운영 부탁”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인터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송의주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따른 의료계와의 갈등 및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어느 정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낙수의사론'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접근이고,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주요 거점에) 제2국립암센터 같은 경우를 만드는 것 등 의료에 대한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있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의대 증원 논의를 촉발시킨 의료 불균형 상황에 대한 해법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막연히 의사 수를 늘려 그 중 일부가 필수과에 지원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현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당 대표를 지낸 바 있는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랜 갈등 끝에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과거 국민의힘 소속으로 보수 정당의 험지인 서울 노원병에서 세 차례 도전했지만 번번이 낙선했던 이 대표는 4·10 총선에서는 개혁신당 소속으로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 출마, 4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우선 시간이 좀 지났지만, 화성을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드린다. 4번 도전 끝에 당선된 것이라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이번 총선에서 당선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고 있나.

우선 동탄 주민들이 정책 등의 이슈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해 주신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결국 가장 젊은 세대가 사는 동탄인데 젊은 세대는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이 지금까지의 기성 세대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감사하고, 동탄의 선거가 단순히 지역 하나의 선거가 아니라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의 선거가 어떨지를 보여주는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 2일 고(故)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대통령실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는데, 실제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당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방침인가. 또 여당은 특검법 통과를 규탄하는 대회를 열었고, 김웅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표결에 불참했는데, 전직 대표로서 여당 지도부와 의원들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나.

국민의힘의 의원들이 21대 국회 내내 제가 '엄석대'라고 표현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악재에 휘둘려 살았다. 이제 그래도 21대 국회 마지막에 오명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는 국민의힘의 양심 있는 의원들이 특검 (재의결) 표결에서 무기명인 만큼 소신 있는 투표를 했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개혁신당이 가진 4개의 의석은 당연히 거부권을 막아내는 데 사용해야 될 것이고, 국민의힘에 있는 의원들에게도 제가 빈번하게 연락을 드린다. 그분들이 소극적인 의사 표시로는 아예 출석을 안 해서 모수를 줄이는 방법도 있겠지만, 저는 그것보다 더 당당하게, 떳떳하게 특검에 찬성하는 표를 던졌으면 좋겠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교체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이종배·추경호·송석준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협상 파트너로서 민주당 박 원내대표와 여당 원내대표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저는 박찬대 의원 같은 경우에는 그 당의 일방주의를 강화시키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여당 후보 분들은 사실 국민의힘이 이번 22대 국회에 들어서면서 더 관료, 그 중에서도 검사 출신들이 많아졌다. 그게 상징하는 바는 창의력과 상상력이 약해진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추경호 의원은 좋아하는 분이지만 경제 관료 출신이지 않나. 그럼 원내대표를 하면서 협상이라는 걸 할 때 경직되게 임할 수밖에 없다.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인터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송의주 기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서도 특검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고,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야당의 특검 추진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정국이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 개혁신당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양평 고속도로 의혹 같은 경우에는 국정조사가 더 맞다. 특검이 국정조사보다 세 보이지만 수사라는 건 본질적으로 공개된 공간에서 하는 게 아니다. 그런데 국정조사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람들이 불려 나와서 청문을 당하고 자료 제출 요구를 받고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국민들이 이 건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같은 경우에는 이미 수사 결과가 나왔지만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고 공범과의 처우가 다르다 하니 그건 정치적으로 특검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명품백 수수 의혹은 수사를 가는 것 자체가 웃긴 게 (국민들이) 이미 영상으로 (상황을) 다 봤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우선 영부인께서 이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힘과 더불어서 재발 방지를 어떻게 할지를 빠르게 논의해야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본인의 일정과 주변을 살피는 제2부속실 같은 걸 설치하고 민정수석실에서 이런 것들을 철저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든지, 아니면 야당이 추천하는 특별감찰관을 임명하겠다든지 이런 정치적 타결이 나오고 나면 야당도 고민하는 것이다. 저는 이 세 가지가 다 다르게 좀 접근해야 되는 건데 야권은 야권대로 너무 특검이 다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사실 특검을 (국회에서 의결)하면 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쓸 줄 알고 그냥 이걸 즐기는 것 같다. 저는 그렇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하나씩 들이대야 될 때다.

그리고 조국혁신당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특검하자는 건 좀 없어 보인다. 한 위원장에 대한 특검을 하자는 주제가 한 위원장의 자녀의 입시에 대한 의혹을 털자는 건데, 그걸 다른 사람이 말하면 몰라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말하면 좀 (이상하다). 왜냐하면 조 전 장관은 몇 번이나 본인에 대해서 수사를 하는데 그것이 자식과 부인에게까지 수사가 펼쳐지는 것에 대해 굉장히 거부감을 드러낸 적이 몇 번 있다. 그러면 그 주장이 아직도 비슷한 생각이신 건지, 아니면 나도 당했으니까 한 위원장도 당하라고 논리가 바뀐 것인지 둘 중에 하나를 명확히 해 주셔야 된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부당했다고 한다면 한 위원장이 공직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한 장관의 딸에게까지 의혹 사안만으로 특검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과도한 얘기다. 그게 아니라 조 전 장관이 마음을 바꿔서 이젠 공직자에 대해 가족까지 털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해 온 주장이 전부 다 무의미한 주장이 돼 버린 것이다. '조국 수사'는 정당했다로. 조 전 장관이 왜 그런 모순점으로 스스로를 몰아가는지 모르겠는데, 둘 중에 하나만 해라 그런 생각이다.

-대통령실이 오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고 한다. 윤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 이후 1년 9개월 만의 기자회견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또 취임 2주년을 맞은 대통령실에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통령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내용에 대한 관심이 아무도 없다. 대통령의 발언 하나에 권위가 있고, 대통령이 무슨 말씀 하시면 대한민국을 이쪽 방향으로 이끄시겠구나라는 생각이 있어야지만 찾아보고 하는 건데, 지금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그냥 '신년 되니까 다이어트 할 거야', '나 이제 바뀔 거야', '헬스장 끊었다' 이런 정도의 선언적 의미로 다들 알고 있다. 별 기대가 없는 느낌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인터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송의주 기자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계시다. 의대 증원 문제가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등의 문제로 논의가 촉발된 면이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 의대 증원이 아닌 다른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나.

의대 증원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원리는 '낙수의사론'이다. 의사들이 서울에 몰려서 자리 없으면 지방 내려가겠지, 인기과에 자리 없으면 기피과 가겠지, 뭐 이런 건데 이게 말이 안 되지 않나. 애초에 접근 자체가 그렇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접근이었다. 또 최근 들어서 드는 의심이 과연 대통령이 지금 의대 정원이 3000명이라는 건 알고 계셨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아니면 누구라도 현재 정원이 3000명인데 2000명 늘리겠다 그러면 '좀 이상한데' 이런 생각을 해야 되는 것이다. 대통령께서 어떤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2000명을 얘기하신 건지, 그렇게 천 단위로 떨어지는 숫자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 그것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지금 의대 정원이 3000명인 걸 알았느냐를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결국 본질적으로 지방에서 소아과를 운영하지 못하는 이유는 거기서 소아과 진료를 봐서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안 가는 거다. 그렇다면 지역별로 차등 수가라든지 이런 것들은 굉장히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금 이제 의료 체계를 보면 (인구가) 한 20만 명대 중반쯤 되는 순천이나 이런 곳에도 대형 종합병원 상급 의료기관 이런 것들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긴 한데 병원을 유지할 수 있을 만한 수요가 안 된다. 그런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지역 정치권에서 나오는 얘기들도 있겠지만 국가가 큰 틀을 제시해야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제가 이런 얘기를 한다. 예를 들어 암 진료나 이런 데 있어서는 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 오려고 하는 이유가 진단 기술이나 장비나 이런 것들이 최신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든 곳에다 다 설비를 놓을 수는 없다. 그러면 결국에는 그것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어느 정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저는 이런 것도 제안하고 싶다. 대한민국에서 고속철도로 2시간 이내에 전국 어디서든 닿을 수 있는 곳이 오송하고 동탄이다. 그럼 동탄역 인근에 땅들이 많으니까 거기다가 국공립으로 지방에서 올라왔을 때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연대 세브란스 암센터보다 좋은 암병원을, 일산에 있는 암센터 같은 제2국립암센터 같은 경우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는 지방에서 온 분들이 우선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다면 세브란스 (병원이 있는) 신촌까지 안 가도 되고 그게 더 좋은 거겠다. 의료에 대한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있을 수 있는데, 무슨 백병전 하는 것도 아니고 그걸 너무나도 지금 의대 증원만 하면 다 될 것이다(라고 한다).

-개혁신당이 초대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차기 지도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힘든 지도부가 될 것이다. 선거가 없는 상황 속에서 당원들의 관심을 계속 유지하고 당세를 내는 것은 쉽지 않겠다. 다만 저에게는 바른미래당과 바른정당에서의, 작은 당에서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제 정치에 큰 도움이 됐다. 그랬던 것처럼 개혁신당의 지도부를 이끌게 되실 분들도 무한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그걸 한번 해 봤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가 최대한 개입은 안 하려고 하고 있고, 저에 대한 부담감을 안 느끼게 하는 게 이제 과제다. 그래서 이번에 당선되시는 분이 누구더라도 본인을 뽑아준 당원들이 바라는 본인의 색채를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예전에 국민의당이 (21대 총선에서) 비례 3석을 얻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건 '안철수 사당'이라고 얘기를 했다. 안철수 전 대표도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었겠지만. 결국엔 당 운영을 이번에 선출된 지도부가 제대로 해내는 것이, '이준석 사당' 소리는 안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걸 부탁드리고 싶다.

-22대 국회를 앞두고 당선자로서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린다.

저한테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여기 올 수 있는 방법도 있지 않았느냐' 얘기하는데, 더 쉽게 왔으면 의정활동을 용기 있게 못했을 것이다. 쉽게 오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용기 있게 할 말 다 하면서 의정활동 할 수 있는 것이다. 뽑아 주신 국민들의 그런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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