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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칼 들어와도 막겠다”... 환자볼모 정부 압박한 임현택

“목에 칼 들어와도 막겠다”... 환자볼모 정부 압박한 임현택

기사승인 2024. 04.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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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 등 전국 의대 교수들 주1회 휴진 동참
정부, 의대 증원 백지화 수용 불가
경찰,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압수수색
참석자들과 인사나누는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YONHAP NO-3334>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차기 회장 당선인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
전공의 집단 이탈이 두 달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마저 집단 휴진과 사직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이 다음 달 1일 임기를 시작하면 의·정 간 대치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2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전국 주요 병원 교수들이 일주일에 한 번 진료를 쉬기로 의견을 모은 가운데 아직 일부이긴 하지만 각 병원 비대위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실제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인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지난 26일 병원을 떠난 데 이어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등도 오는 5월 1일 사직을 예고했다. 다만 최창민 교수의 사직서가 병원에서 수리된 것은 아니다. 그는 본지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직은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욱이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정해 발표할 경우, 휴진을 늘리겠다고 으름장까지 놓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는 여전히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고집하며 전공의의 복귀를 막고 있다"며 "교수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무시하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할 경우 휴진 참여 여부와 휴진 기간에 대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했다.

당초 의대 교수들은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대한전공의협의회 간 갈등 국면에서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들 또한 결국 휴진과 사직 등 집단 행동에 나서면서 전공의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들은 겉으로는 전공의 공백에 따른 피로 누적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정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의료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에 의·정 간 입장 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에서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단체는 증원 백지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나 1년 유예는 국민 눈높이를 이유로 수용 불가 방침이다.

경찰은 전공의 집단 사직을 부추긴 혐의로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정부에 강경 입장을 취해 온 그는 의협의 대정부 투쟁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차기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의협 제76차 정기 대의원총회에 참석해 "정부가 우선적으로 2000명 의대 증원 발표,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한 다음에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의료계는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잘못된 정책에 대해서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올바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이번에도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하지 못하면 결국 환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 의료개혁이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의료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된다면 향후 또다시 환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런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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