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소액주주·기관투자’ 표심 관건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소액주주·기관투자’ 표심 관건

기사승인 2024. 03. 26. 21:1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국민연금 송 회장 모녀 지지…과반 확보 못해 결과 바뀔 가능성도
한미약품 본사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한미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사장 측과 이에 맞서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의 확보 지분의 대략적 윤곽이 드러났다. 26일 국민연금이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 지지의사를 공식화 하면서 모녀측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소액주주와 기타 기관투자자의 표심에 따라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송 회장이 이끄는 현 경영진이 추천한 이사진 6명에 대해 전원 찬성하고 송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측이 제안한 이사진 5명에 대해 전원 반대한다고 밝혔다.

송 회장 등이 제시한 이사진 선임안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는 게 국민연금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자신들과 임 사장 직계가족, 송 회장이 설립한 가현문화재단 등 특별관계자 지분을 합친 지분 35%에 한미사우회의 약 0.33% 지분과 국민연금 7.66% 지분을 더해 약 43% 정도 우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는 자신들과 자녀 등 특별관계자 지분을 합친 28.42%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지분 12.15%를 더해 40.57%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판세대로 오는 28일 주총에서 표결이 이뤄질 경우 한미사이언스 이사진은 송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통합 파트너인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현 경영진과 양사 통합에 찬성하는 인사로 구성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반전의 씨앗은 남아 있다. 송 회장과 임주현 사장 측이나 종윤·종현 형제 측 모두 모두 과반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기관투자자와 소액 주주 등의 표결에 따라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날 수원지법이 종윤·종훈 형제가 제기한 가처분 사건에 대해 기각 판결한 것도 송 회장 모녀에 유리한 대목으로 꼽힌다. 통합을 가로막던 법률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됐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통합이 (송 회장) 개인적 이익만을 위한 것이고 다른 주주에게는 불이익의 원인이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송 회장 측에 힘을 실어줬다.

재판부는 그러나 통합 방안으로 제시된 신주 발행 결정의 합리성 여부, 통합 계약이 이사의 충실 의무에 부합하는지 등은 주총에서 주주 평가를 받아야 할 문제로 남겼다. 종윤·종훈 형제 측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결정에 대해서는 즉시 항고하고 본안소송을 통해 재판부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고, 송 회장 측은 "통합의 정당성을 인정받았고,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진정성도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환영했다.

앞서 한미그룹과 OCI그룹은 지난 1월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신주발행 등으로 27.0%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등의 방식의 통합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종윤·종훈 형제가 "통합 결정이 위법하다"며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한미그룹은 모녀 대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의 늪에 빠져들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