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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여도 품은 상세한 ‘대동여지도’ 일본서 돌아왔다

동여도 품은 상세한 ‘대동여지도’ 일본서 돌아왔다

기사승인 2023. 03. 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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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동여지도 한계 보완..."조선 지리정보 연구 확장 기대"
사진1 대동여지도(전체 펼친 모습)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전체 펼친 모습)./제공=문화재청
조선 후기 지리학자 김정호(1804 추정∼1866 추정)가 제작한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목판본 가운데 내용이 가장 자세한 판본 1점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목록 1첩(帖·묶어 놓은 책), 지도 22첩 등 총 23첩으로 구성된 대동여지도를 일본에서 환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7월 일본의 한 고서점이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자료 검토, 전문가 평가 등을 거쳐 복권기금으로 구매했다.

이번에 환수된 대동여지도는 가로 20㎝, 세로 30㎝ 크기 책자가 여러 개 있는 형태로 병풍처럼 접고 펼 수 있다. 전국을 동서, 남북으로 각각 나눠 표현한 첩을 모두 펼치면 가로 4m, 세로 6.7m 크기의 대형 지도가 완성된다.

김정호는 1861년 대동여지도를 처음 찍어냈고 3년 뒤인 1864년에 다시 펴냈다. 초판과 재판의 간행 부수는 확실하지 않지만 현재 30여 점의 판본이 국내·외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돌아온 지도는 1864년 제작된 대동여지도 목판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나무판으로 찍어낸 대동여지도에 가필(加筆·글이나 그림 따위에 붓을 대어 보태거나 지워서 고침)하거나 색칠을 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지도 하나에 대동여지도와 동여도(東輿圖)가 모두 담겼다는 것이다. 동여도는 손으로 그리거나 써서 만든 필사본 지도로 조선시대 교통로, 군사 시설 등의 지리 정보와 약 1만 8000개의 지명을 담고 있다. 한반도 윤곽, 도로망 등이 대동여지도와 비슷해 동여도 역시 김정호가 19세기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환수된 지도에는 영토의 역사, 지도 제작법, 지도 사용법 등을 여백에 적어 놓은 동여도의 주기 내용 대부분이 필사돼 있다. 이는 세부 지명이나 지도 관련 정보 등을 담지 못했던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보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를 들어 백두산 일대를 묘사한 제2첩에는 1712년 조선과 청나라 사이 국경선을 표시하기 위해 세운 백두산정계비와 군사시설 간 거리가 적혀 있는데 이는 일반적인 대동여지도 판본에는 없는 내용이다. 또 울릉도 일대를 묘사한 제14첩에는 울릉도로 가는 배의 출발지 등이 적혀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여도 내용을 필사해 목판본인 대동여지도의 한계를 보완한 최초 사례로 확인된다"며 "대동여지도가 보급되면서 변용된 형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진2 대동여지도(전체 23ø)
일본에서 환수한 '대동여지도'./제공=문화재청
구성 방식도 기존 대동여지도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환수한 지도는 목록과 지도 등 23첩으로 돼 있는데 이는 동여도 형식과 같다. 일반적인 대동여지도는 목록 없이 22첩으로 이뤄졌다. 대동여지도 판본에서는 2개 면에 걸쳐 인쇄된 강원 삼척 지방과 울릉도 일대가 1개 면으로 축소 배치된 점 역시 동여도 배치 형식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1864년에 발간된 '갑자본' 대동여지도와 동여도가 희소한 만큼 이번에 환수한 지도의 문화·학술적 가치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와 같은 형태의 지도는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사례이며 국내 소장돼 있는 기존 목판본 대동여지도와는 유물의 구성 형식과 배치 방식 등이 달라 환수의 의미가 더욱 크다"며 "조선시대 지리정보 연구의 외연을 확장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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