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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패션·뷰티의 신세계: 공룡들의 춤추는 놀이터 ‘성수’

[칼럼] 패션·뷰티의 신세계: 공룡들의 춤추는 놀이터 ‘성수’

기사승인 2024. 09.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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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형 알스퀘어 대회협력실장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저렇게 큰 건 처음 봐요. 가보고 싶은데?"

지난 주말 MZ처럼 꾸미고 서울 성수동 거리를 누볐다. 새로 문을 연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을 둘러봤는데, 길 건너편에 올리브영 신규 매장이 들어선 것이 아닌가. 온라인 패션 강자 무신사와 오프라인 뷰티 스토어 대명사 올리브영이 한 거리를 두고 맞붙은 모습이라니.

이제 성수동은 단순한 힙스터의 성지를 넘어 리테일 공룡들의 새로운 전쟁터다. 무엇이 이들을 이곳으로 이끌었을까. 그리고 춤추는 공룡들 사이에서 MZ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성수동이 뷰티와 패션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건강·뷰티 스토어 올리브영과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경쟁이다. 이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은 강자다. 그들은 서로의 영역을 넘보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러한 대형 브랜드들의 성수동 진출은 지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기준 성수동이 속한 서울 성동구의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5.7% 상승했다. 이는 서울 평균 상승률 3.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올리브영과 무신사가 입점한 성수동 카페거리 인근의 상가 임대료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이 지역의 1층 상가 임대료는 2022년 평당 15만원 수준에서 2024년 초 평당 25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약 66%의 급격한 상승률이다.

이러한 임대료 상승은 대형 브랜드들의 입점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함께, 성수동의 '힙'한 이미지가 더해진 결과다.

올리브영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해왔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서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편의성, 신제품을 직접 테스트할 수 있는 경험, 그리고 트렌디한 매장 분위기가 MZ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반면 무신사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시작해 MZ세대의 온라인 쇼핑 습관을 공략했다. 편리한 UI/UX, 다양한 브랜드와 스타일, 그리고 독특한 콘텐츠 전략으로 MZ세대 충성도를 확보했다.

두 기업이 성수동을 오프라인 전장터로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성수동은 몇 년간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독특한 카페, 레스토랑, 편집숍이 밀집해 있어 MZ세대 취향을 대변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성수동의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는 브랜드들이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배경이다.

이번 성수동 경쟁에서 누가 유리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올리브영은 이미 검증된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광범위한 매장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무신사는 MZ세대의 온라인 쇼핑 습관에 대한 깊은 이해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결국 승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계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기업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올리브영과 무신사의 성수동 경쟁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리테일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누가 사라진 어린이 동화 속 공룡이 될 것인가. 둘의 행보는 향후 리테일 산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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