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회 “원칙·노력 수포”… 비대위 “남은카드 휴진뿐”

17일 집단휴진 예고 속 '양분화'

오는 17일 집단휴진을 예고한 서울의대 교수들을 향해 서울대 전체 교수들이 재고를 촉구했다.

서울대 교수회는 9일 입장문을 통해 "환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집단휴진은 지금껏 의료인으로서 지켜온 원칙과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회는 이어 "의료계의 강경한 조치는 다른 한쪽의 극단적 대응을 초래할 비민주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진료 현장을 지키고 의료·교육 정책의 문제점을 꾸준하게 지적해야 국민이 찬성하는 교육·입시제도 개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향해 "남아있는 카드는 전체 휴진뿐"이라며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비대위는 지난 6일 정부가 전공의에게 내린 행정처분 절차를 완전히 취소하지 않으면 17일부터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무기한 전체휴진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김 병원장은 환자들의 불편을 넘어 안전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집단 휴진을 허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대위는 김 원장에게 보낸 호소문에서 "행정처분의 우려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교수들의 결의는 전공의 복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시키려는 몸부림"이라며 "서울대병원이 정상화되는 방법인 만큼 교수들의 뜻에 부디 힘을 실어달라"고 했다.

비대위는 "지금까지 비대위는 대화를 통한 중재자의 역할을 자임하며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제자들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지 않으며 의료 현장과 교육 현장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며 "전체 휴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외에 저희에게 남아있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