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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급 군사기밀을 중국과 시민단체에 유출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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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1. 20. 00:00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연합뉴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인사들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미사일 교체와 관련된 한·미 군사작전을 시민단체와 중국 측에 유출한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대상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등 4명인데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다. 사드 배치를 지연시키기 위해 2급 비밀인 작전 내용을 유출했다고 한다. 한·미관계를 파탄 내려는 게 아니라면 이처럼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행동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해 주한 중국대사관 소속 국방 무관에게 사드 미사일 교체 작전명, 작전 일시와 작전 내용 등을 사전에 설명했다고 한다. 통상적인 설명 수준을 넘어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게 감사원 판단이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무역 보복을 했고 나중에는 '사드 3불(不)'을 지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드 3불은 한국이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 가입,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성주 사드는 전자파 괴담으로 시민단체와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셌는데 감사원은 사드 미사일 교체 작전을 시민단체에 미리 알려준 게 시위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2020년 5월 29일 미사일 교체 작전 당시 주민과 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진 것도 정보가 유출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성주 사드 시위는 지역주민보다 서울 등 전국에서 몰려온 시위꾼들이 많았는데 전자파로 몸이 튀겨진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참외 농가가 큰 고통을 겪었지만 지금은 참외 연매출이 6000억원에 달한다.

사드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7년 4월 성주 골프장에 임시 배치됐는데 시민단체 반발에 한·미 정부는 6개월 소요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할 계획이었다. 같은 해 5월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환경영향평가 재검토를 지시했고 1년이 더 걸리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게 됐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임기 끝날 때까지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협의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2019년 12월로 예정된 문 전 대통령의 방중(訪中)을 생각해 평가협의회 구성을 미뤘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드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군의 방어용 미사일 요격체계인데도 중국은 사드가 자국의 미사일 발사를 조기 탐지해 안보를 위협한다며 반발했다. 우리 시민단체도 덩달아 반대하고, 정부는 절차를 지연시켰다. 이를 보다 못한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지난해 7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해서 이런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이 사드보복에 시달리다 결국 중국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철저한 수사와 엄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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