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닻올린 HD현대 정기선號] 오일뱅크, 정유업 친환경 퍼스트맨… ‘바이오 에너지’ 큰 걸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18010008914

글자크기

닫기

김한슬 기자

승인 : 2024. 11. 18. 15:39

불황 속 미래시장 개척 주도
기존 사업 탈피 움직임
SAF 등서 가시적 성과
새 CEO로 분위기 반전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3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 /HD현대오일뱅크
불황에 장사 없다. 정유업계가 다 적자를 내도 사업 고도화로 나홀로 선방하던 알짜이자 한때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하던 캐시카우 HD현대오일뱅크 얘기다. 정제마진 하락과 시황 악화로 힘들어하다 3분기에는 끝내 적자전환했다. 단단한 정유사의 표본이던 HD현대오일뱅크가 성숙사업이라고 업황만 바라보고 있을까. 회사는 이미 업계의 친환경 트랜드를 선도하며 '바이오 에너지'에 승부수를 띄웠다.

실제로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힘든 여건 속에서도 HD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현장경영에 나서 직원들과 소통·격려하고 미래 먹거리 투자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회사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수출하는 등 유의미한 사업 성과를 올리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의 화석연료 위주의 사업뿐만 아니라 바이오 에너지 사업, 순환 경제 사업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진출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는 기존의 화석 연료가 아닌 대두유, 폐식용유 등의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생산한 에너지원이다. 올해 4월 HD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로 초입계 공법을 도입한 바이오디젤 공장을 준공하고 연간 13만톤 규모의 바이오 디젤 생산을 시작했다. 디젤 차량에 의무적으로 혼합해야 하는 바이오 디젤은 우리나라의 경우 4%를 의무로 혼합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8%까지 높아질 예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각국의 바이오디젤 혼합 비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선제적인 신시장 진입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hd현대오일뱅크11
정기선 HD현대 수식부회장(가운데)이 지난 8월 HD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셀카' 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가장 기대되는 사업은 SAF다. HD현대오일뱅크는 6월 코프로세싱을 통해 생산한 SAF를 국내 정유사 최초로 수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HD현대오일뱅크가 생산한 지속가능항공유는 일본의 트레이딩 회사인 마루베니에 공급돼 ANA 항공(전일본공수)에서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항공유 수출 1위 국가로, 항공유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지속가능항공유의 생산 능력과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 이에 HD현대오일뱅크는 2027년 이후를 목표로 수소화 식물성 오일을 활용한 SAF 생산 공장 준공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HD현대오일뱅크는 7월 국내 정유사 최초로 종합 보세 구역을 활용, 블렌딩한 바이오 선박유를 수출했다. 육상, 해상, 항공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떠오르는 수송용 대체 에너지 산업 전반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또 순환 경제 사업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순환 경제 사업은 폐플라스틱, 폐윤활유, 폐타이어 등을 수거·재처리해 납사, 프로필렌, 윤활기유 등을 다시 생산하는 사업이다.

일례로 HD현대오일뱅크의 석유화학 계열사 HD현대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국내 최초로 ISCC 인증을 받은 바이오 나프타를 생산했다.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인 나프타를 기존의 석유가 아닌 바이오 원료를 기반으로 생산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뒷받침돼 있다. 2021년에만 해도 두자릿수에 그치던 연구개발비용은 업황 악화에도 확대됐다. 지난해엔 연간 기준 2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이미 200억원을 지출하며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회사는 최근 그룹의 '재무통' 송명준 사장과 '현장통' 정임주 사장을 공동 대표로 선임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양 CEO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늘리는 한편, 재무적인 부분에서 손실을 최소화할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 관계자는 "정제마진 축소와 석유화학 시장 악화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새로운 경영진 선임으로 조직문화 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경영개선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김한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