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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살고 싶은 마을] 영덕 ‘뚜벅이마을’에선 집 걱정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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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김남형 기자

승인 : 2024. 11. 17. 15:44

블루로드 활용한 트레킹 거점 '뚜벅이 마을'
이동식 조립식 주택 지원에 공유주거 건립
영덕블루로드
영덕군 트레킹 코스 '블루로드' /뚜벅이마을 제공
지역소멸 경보가 곳곳에서 울리는 가운데 지자체마다 청년 인구 유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가운데 경상북도 영덕군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북쪽 울진군으로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작은 마을인 영해면에 터전을 꾸리는 20, 30대 청년들이 늘고 있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선 생계 수단과 함께 주거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데, 영덕군 청년마을 '뚜벅이마을'은 도시 청년의 지역 정착과 지역에서 살아보는 체험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 눈길을 끈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뚜벅이마을은 지난 2021년 '청년마을 만들기 지원사업' 공모에 영덕군이 선정되면서 조성된 마을로,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64.6㎞의 트레킹 코스 '블루로드'를 걸으며 지역살이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짧게는 1박2일, 길게는 1주일 살이 프로그램을 통해 뚜벅이마을을 경험할 수 있으며, 4주 살이 장기프로그램도 있다. 뚜벅이마을의 설동원 대표는 "대부분은 프로그램을 마친 후 살던 곳으로 돌아갔지만 장기살이를 통해 1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영덕을 다녀갔고, 그 중 15명 정도가 현재 정착해 영덕에서 창업 또는 취업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덕군은 지역에 정착한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원룸 형태의 이동식 조립 주택을 지원하고 있다. 영덕군에서 사업부지 및 토목공사 예산을 제공하고, 경상북도,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및 한국해비타트의 모금을 통해 총 10채가 마련됐으며, 거주 자격 요건을 갖추면 약간의 월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 나가고 들어오는 청년들이 많아 현재 만실로 운영되고 있다. 청년주택 바로 옆에는 지역내 방치된 공간을 리모델링 한 공유오피스 '청년다오소'도 마련돼 있다. 뚜벅이마을 살아보기를 통해 정착한 청년들 외에도 영덕군에서 여러 일을 하는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마을의 활력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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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마을 공유주거 '스테이374' 1층에 마련된 공유공간. /김남형 기자
최근에는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 사업'으로 추가적인 주거 공간이 마련됐다. 지난달 말 청년마을 공유주거 시설인 '스테이374'가 준공돼 청년마을의 일거리 실험이나 지역살이 프로그램을 체험한 후 영덕군에 정착하거나 지역을 더 알아가기를 희망하는 청년에게 현지 원룸 임대료의 절반 미만의 가격으로 3개월∼24개월까지 숙소를 제공한다. 스테이374는 3층짜리 건물로, 1층에는 공유주방·사무실이, 2층과 3층에는 1인실 숙소 17개가 있다.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은 전국 11개 지역·39개 '청년마을 사업'에 참여한 이들이 현지에 더 머물고 싶어도 주거 공간이 부족해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을 반영해 추진됐다. 영덕을 포함해 강원 영월과 전남 강진 등 3곳이 2022년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현재 전국 11곳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설 대표는 "살 곳이 없어 청년들이 영덕군을 더 경험하지 못하고 도시로 되돌아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공유주거가 생겼으니 앞으로 영덕에 더 오래 머무르며 실제 정착하는 청년들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설 대표는 다양한 지역에서 트레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트레킹 콘텐츠로 브랜드를 만들어 뚜벅이마을을 '걷는 사람들을 위한 마을'로 거듭나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비대면 프로그램을 비롯해 멤버십데이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에서만 유명한 게 아닌 전국적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토대를 다지고 있다.

뚜벅이마을은 처음에 '뚜벅위크'라는 프램로그램을 통해 영덕에 방문하지 못하더라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근처에서 걸어보라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돈을 내고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뚜벅이마을 옷을 보내주고, 그 옷을 입은 상태로 걸은 뒤 인증을 하면 뚜벅이마을에서 완주증서를 보내주는 방식이었다. 매년 1000명 정도가 신청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수도권에서 프로그램을 신청한 사람들이 한장 주변에서 걷다가 서로의 옷을 알아보고 인사하는 에피소드가 생기는 등 외부로 뚜벅이마을을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게 설 대표의 설명이다. 뚜벅위크가 뚜벅이마을에 대한 관심도를 올리기 위해 진행한 것이었다면 현재는 뚜벅이마을이 직접 만든 트레킹 코스를 통해 비대면 트레킹 대회 및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설 대표는 "다양한 활동들 덕분에 뚜벅이마을은 청년마을 중 유일하게 팔로워 1만을 넘겼다"며 "영덕을 세상에서 가장 걷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처럼 외국에 있는 사람들도 한 번 쯤은 꼭 가보고 싶은 트레킹 코스로 인식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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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청년마을 공유주거 '스테이374' /김남형 기자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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