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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證 1조2000억 증자했지만… 멀어지는 ‘초대형IB’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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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11. 07. 17:57

신한금융, 역량강화 위해 10년간 투자
두 차례 자금수혈 등 요건 충족에도
라임·독일 헤리티지 사태 징계에 막혀
파생상품 손실에 당국 징계 가능성도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경쟁사와 달리 성장세가 둔화된 배경엔 신한투자증권이 있었다. 신한금융은 그룹의 자본시장 역량 강화를 위해 신한투자증권에 10년 전부터 공을 들여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금융투자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초대형IB로 진입하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수혈을 했음에도, 초대형IB 진입은 요원한 상황이다. 자본금이나 전산시스템 등 초대형IB로 지정되기 위한 정량적 요건을 충족했지만, 2019년부터 내부통제 미흡에 따른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했고, 금융당국 징계로 이어지면서 초대형IB 진입이 막혔다.

더욱이 올해 발생한 ETF(상장지수펀드) LP(유동성 공급자) 관련 대규모 파생상품 손실로 인해 금융당국의 중징계가 예상되면서, 초대형IB 지정과 발행어음 사업 진출도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신한투자증권의 그룹 내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7일 현재 초대형IB와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자)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신한투자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만 지정돼 있다. 하지만 IB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선 초대형IB로 지정되고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초대형IB로 지정된 경쟁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5곳이고, 이중 삼성증권을 제외한 4곳만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들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기업금융이나 모험자본 투자를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사실 신한투자증권은 2016년 초대형IB 제도가 도입되자 진출을 추진해왔다. 이를 위해 2016년과 2019년 신한금융은 신한투자증권에 각각 5000억원과 6600억원 유상증자에 실시하는 등 1조16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했다. 2016년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그룹 내 자본시장 허브로서 신한투자증권의 역할 강화를 목적으로 제시했다. 대형IB 진입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수익창출을 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19년 6600억원 규모 증자를 실시할 때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했다. 2016년 증자 당시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판단해, 김병철 전 사장을 비롯해 경영진에게 증자 세부 실행계획을 보고토록 하고, 이행실적을 철저히 관리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은행과 카드는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업권 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증자 효과를 끌어올리고, 그룹의 성장 원동력으로 키워내기 위해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6600억원 증자로 초대형IB 조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됨에 따라 그해 초대형IB와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었다. 한국신용평가는 2019년 증자와 관련해 "2016년 5000억원에 이어 6600억원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면서 자기자본 규모는 4조원을 넘게 돼, 초대형IB 지정 및 발행어음 업무 신청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또 "자본규모는 영업기반 및 시장지위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며 "IB영업도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9년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와 라임펀드 사태 등으로 영업정지 등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게 되면서 모든 계획이 중단된 것이다.

실제 신한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일곱차례 당국의 제재를 받았는데 가볍게는 과태료에서 일부영업정지 등 중징계도 받았다. 기관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게 되면 신사업 진출 등이 제한되기 때문에 초대형IB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또 올해 3분기 파생상품 거래 손실과 허위 보고 등 내부통제 부실 사고가 발생하면서 수익성 악화에 더해 금융당국의 중징계 가능성도 높아 초대형IB 및 발행어음 사업 진출은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1357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거래 손실을 반영하면서 적자를 기록했고, 이에 따라 그룹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 내부에선 이번 연말 인사에서 신한투자증권 내 상당한 교체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개인적 일탈은 당연하고, 조직적인 문제도 굉장히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굿모닝증권을 인수한 뒤 신한증권과 합병해 출범했고, 2007년부터 네 차례 총 1조7000억원가량을 증자했는데, 여전히 업계 빅5와는 거리가 있다"면서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KB증권을 대형사로 올려놓았는데, M&A 전략의 차이가 지금의 격차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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