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대한상의 “트럼프 당선, 통상 압박 우려…민간 아웃리치 필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07010003508

글자크기

닫기

이지선 기자

승인 : 2024. 11. 07. 12:00

15명 전문가 의견 종합해 영향 분석
통상정책, 에너지, 첨단산업 등 변화 전망
한국, 대미 우역 흑자로 압박 커질 것 우려
대북 정책도 미국 직접 나설 가능성
"정부 차원서 실리 외교 필요" 제언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
대한상공회의소 건물 전경./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산업 전문가 의견을 종함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 대체적으로 통상 압박 및 첨단산업 인센티브 조정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실리적 외교와 민간 차원의 아웃리치(광범위한 접촉)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한상의는 7일 전문가 15명의 의견을 종합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라 산업에 영향을 줄 수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일단 보편적 관세 도입과 화석연료 부활, 첨단산업 불확실성 증가, 통화정책 개입, 북-미 정상간 개인 외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트럼프 당선인의 통상 전략으로 보편적 관세와 상호 무역법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가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고, 전세계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동맹, 비동맹과 구분하지 않고 무역장벽을 높일 것"으로 우려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을 상대로 작년 444억불, 올해 상반기에만 287억불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만큼, 한·미 FTA 등 기존 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 시도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차원에서 미국산 에너지, 농산물 수입을 늘려 2025년 이후 대미무역수지 흑자폭의 증가세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른 대응방안으로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자국 유권자의 경제적 이익을 반영하려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경우, 같은 요인으로 타격을 받는 미국기업·주정부·의회·노동자들과 연계하면 미국 정부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화석연료 공급 확대 전략에 따라 에너지 가격은 낮아지겠지만,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불확실성은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윤경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화석연료 규제 완화 및 개발 프로젝트 허가 신속화로 미국의 석유·가스 생산 및 수출이 확대돼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화가 기대된다"며 "다만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악화로 지정학 리스크가 높아지면 에너지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윤희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가 취해온 기후정책들을 강하게 부정해온 만큼 글로벌 기후·에너지 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IRA 전면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청정에너지 투자세액공제(ITC)와 생산세액공제(PTC) 등 핵심 프로그램에서의 세액공제 대상이나 공제 규모가 조정될 수 있어 국내 태양광·풍력·배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내 첨단산업도 자국 우선주의 강화로 인해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미국 반도체 패권을 위한 공화당의 대외정책은 동맹국 클러스터 중심이 아닌 자국 중심"이라며,"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압박과 자국 투자 확대를 위해 반도체법 상 가드레일 조항 및 보조금 수령을 위한 동맹국 투자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본부장은 "한국은 반도체 총 수출에서 중국(홍콩 포함) 비중이 약 50%에 달하고 있는 만큼, 한국에도 대중 교역제한에 대한 협조 요청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 주요 생산라인과 시장을 두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논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 압박과 보조금 축소 가능성은 국내 기업에게 위협요인"이라면서도 "강력한 대중 수출·투자 통제로 중국의 첨단 반도체 성장이 지체됨으로써 얻을 수 있는 반사이익은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서도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내연차 대비 자동차 부품이 30%가량 적은 전기차 보급으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가 줄고 있어 전기차 전환 정책을 후퇴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국산 수출 전기차의 절반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만큼 전기차 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으므로 하이브리드차 등 다양한 차종의 개발과 더불어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은 약달러 기조를 전망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 강달러 기조를 보이겠지만, 내년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와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 각국 중앙은행의 달러보유 비중 축소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약세로 돌아설 확률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트럼프는 약달러를 통해 자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무역적자 해소를 원하는 만큼, 연준에 기준금리 인하 압력을 계속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북정책은 북·미 직접협상 방식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개인적 친분을 활용한 북미 정상중심의 대북 외교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과정에서 북한을 완전히 압박하는 시나리오부터 북한의 핵 체제를 인정하는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가능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로 하여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철저히 견지하게끔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시 "양자주의적 개인 외교는 곧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생략할 가능성이 큰 외교인 만큼, 한국 국익에 부합하는 협상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며 "한미일 안보협력 등 기존 동맹국 협력을 통한 대북정책이 단순 대북 억제뿐 아니라 중국 견제 차원에서도 중요함을 트럼프 행정부에 인지시켜 대북 견제 정책을 유지하게끔 설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선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