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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관리 나선 은행권… 기업대출로 수익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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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4. 11. 05. 17:56

기업대출, 10월 한달 5조1825억↑
가계대출 증가폭 대비 4.7배 수준
이자수익 위해 기업대출자산 확대
국내 5대 은행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나타냈지만, 고민은 컸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권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5대 은행은 시장금리 인하 속에서도 수십 차례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섰고, 점차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대출자산은 은행의 핵심 이익 기반인 만큼 무작정 줄여나갈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자 시장금리도 빠르게 떨어졌고, 은행의 핵심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5대 은행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줄이면서도 이자부 자산은 늘려가기 위해 기업대출을 돌파구로 삼았다. 5대 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모두 기업대출이 증가했고, 특히 신한·우리·농협은행 등은 10월 한달 새 기업대출이 1%가 넘게 증가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0월 가계대출 총량은 732조812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1141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8월과 9월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각각 9조6259억원과 5조6029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엔 크게 축소된 것이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시장 회복세로 인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등 주택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2분기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했고,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높이고 상품 취급을 중단하면서 가계대출 관리에 총력을 다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잡히는 모습이지만, 은행들은 고민이 크다. 대출자산은 은행의 핵심 이자부 자산인데, 이를 줄이게 되면 이자수익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NIM은 이미 부진한 모습이고, 기준금리가 시작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5대 은행은 기업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위축된 만큼 기업대출로 이자부 자산 확대를 꾀한 것이다. 10월 5대 은행 기업대출은 830조371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1825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폭 대비 4.7배 수준이다.

특히 은행별 기업대출 규모를 보면 이들 은행의 여신전략이 드러난다. 5대 은행 중 하나은행을 제외한 4곳의 기업대출이 늘었는데,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은 2조원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기업들이 회사채를 통해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면서 대출 수요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기업대출 확대 전략을 펴오면서 10월 증가폭이 확대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측은 "핵심 이익기반인 이자이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계대출은 속도 조절을 해야 하는 만큼, 기업대출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의 수요가 증가했고, 우수·우량한 기업체를 중심으로 적극 지원했다"면서 "특히 올해 기업금융부문과 투자금융부문으로 세분화하고, 중소기업고객부와 대기업고객부로 분리해 기업금융 전문성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은행만 10월 기업대출이 1조원 이상 줄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기업대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는데, 하반기 들어 다른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경쟁은행과 달리 금리 전략을 펴지 않아, 자연 감소 등이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판단이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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