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창간 19주년 기획] 한강·임윤찬...이제는 ‘예술 한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104010000705

글자크기

닫기

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1. 11. 13:53

한강 신드롬, 임윤찬 수상 등 우리 순수예술, 전 세계 강타
예술 한류는 K-컬처 토양..."육성 통해 한류 지속가능성·저변 넓혀야"
노벨문학상의 힘, 한강 작품들 엿새 만에 100만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작품들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문화가 르네상스 시대에 진입했다. 대중문화에 이어 순수예술 분야도 전 세계를 강타하며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전 세계에 '한강 신드롬'을 몰고 왔다. 국내외 서점가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한강 책 인증 챌린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강뿐만이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 예술가들이 눈부신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클래식음악 분야에서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조성진·선우예권, 첼리스트 최하영,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 많은 젊은 연주자들이 세계적인 콩쿠르를 휩쓸며 K-클래식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임윤찬은 2022년 밴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데 이어 지난달 '클래식 음반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그라모폰상을 거머쥐었다. 일곱 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그라모폰 수상까지 고작 13년 밖에 걸리지 않은 임윤찬에 대한 해외 클래식음악계의 러브콜은 뜨겁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빈체로
피아니스트 임윤찬. /빈체로
무용계에서도 2011년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해 2015년 최연소 수석무용수가 된 김기민, 최근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소식을 알린 전민철,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2021년 최초의 동양인 에투알(수석무용수)이 된 박세은 등 우리 무용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미술 분야에선 이불, 양혜규, 문경원, 전준호 등 한국 미술가들이 해외 주요 전시에 초대 받고 있다. 또한 한국인 최초로 테이트모던 터빈홀에서 초대형 개인전을 열고 있는 이미래, 세계 최대 미디어 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니카상을 받은 김아영, 오스트리아 대형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의 전속 작가가 된 이강소, 미국 갤러리 리만머핀이 선택한 김윤신 등 한국미술 작가들의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9월에는 국제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이 열려 세계 미술계의 시선이 한국에 집중되기도 했다. 미술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의 대표, 큐레이터, 컬렉터 등 8만 명이 넘게 방문한 이 행사는 같은 기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트페어 '아모리 쇼'를 눌렀다는 평을 받았다.
프리즈 서울 전경 사진 전혜원 기자
'프리즈 서울' 전경. /사진=전혜원 기자
이처럼 우리 예술의 정수인 기초예술 분야가 선전함에 따라 K-콘텐츠의 저변이 보다 확대되고 한류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예술 한류는 K-컬처에 정신과 미학 등을 공급하는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한류 문화 콘텐츠의 힘은 한국 기초예술의 저력에서 나온다"면서 "순수예술을 통해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적 원형이나 정체성을 알 수 있다. 우리 순수예술이 해외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면 한국의 위상이 높아짐은 물론, 한국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지구촌 한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전 세계 한류 동호회원 수는 약 2억2500만 명이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글로벌 한류팬을 3억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부가가치 콘텐츠 산업에 역량을 모아 2027년까지 K콘텐츠 매출액을 200조 원, 수출액은 250억 달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K-컬처의 기본이 되는 순수예술을 새로운 한류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문체부는 문학, 미술, 공연 등 순수예술에 총 6851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순수예술 지원을 담당하는 문체부 예술정책관의 내년도 예산안 규모를 올해보다 9.1% 늘어난 6851억2000만원으로 잡았다. 같은 기간 문체부 전체 예산이 2.4% 증액된 것에 비해 큰 폭의 증가율이다.

유인촌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세계 시장에서 예술 한류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발전 계획과 제도적 토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한류 팬들이 우리 문화에 열광하는 이때가 예술 한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예술 한류를 융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동연 교수는 해외 한국문화원, 문체부 산하기관 등의 활용과 영재 교육을 꼽았다.

이동연 교수는 "해외 한국문화원에서 국가 행사보다는 현지 시민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행사가 더욱 많이 열려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서 예술 한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클래식, 발레 등 예술 영재들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영재교육이 탄탄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면서 "해외 유망한 예술인들을 한국에 유치하는 장학제도도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술 한류를 위해 국가의 지원보다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이대영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장은 "순수예술 분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를 향유하는 두터운 시민 계층이 있어야 한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자발적으로 문화비를 지출해서 책을 사보고 전시 및 공연을 보는 등 문화예술을 즐기고 참여하도록 정부가 앞장 서서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2(ⓒ김병관) 창비
한강 작가. /창비
전혜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