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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 “기대되는 내일 원하면 탱고를 추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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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9. 23. 13:53

탱고마스터 김동준·양영아
K-탱고 1세대로 국내 탱고 대중화에 앞장...12월 세계탱고대회 개최
"서울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다음으로 손꼽히는 탱고 시티"
탱고 마스터 김동준·양영아 인터뷰
K-탱고 1세대인 김동준·양영아 교수는 탱고의 본고장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탱고를 배우고 돌아와 각종 탱고 대회를 휩쓸고 국내 탱고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탱고를 가르치고 있는 이들을 아시아투데이가 만났다. /사진=송의주 기자
"탱고는 이민자의 향수, 가우초(남미의 목동)의 슬픔, 그리고 사랑이 합쳐진 춤이에요. 10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탱고는 소통의 춤이 됐습니다."(김동준)

"'탱고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각 구절마다 추억이고, 각 단락은 아픔을 숨긴 인생이다. 그리고 모든 탱고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다.' 어느 노래의 이 구절이 탱고를 정말 잘 표현했어요."(양영아)

K-탱고 1세대인 김동준·양영아 교수는 탱고의 본고장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탱고를 배우고 돌아와 각종 탱고 대회를 휩쓸고 국내 탱고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명지대학교 미래교육원에서 탱고를 가르치고 있는 이들을 아시아투데이가 만났다.

고려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벤처기업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던 김동준 교수는 2002년 건강 악화로 대표직을 사임하고 무작정 탱고를 시작하게 됐다. "생각보다 죽음이 매우 가깝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후, 멋지고 건강한 삶을 충동적으로 찾게 됐어요. 이후 탱고의 매력에 빠져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서 6년 동안 탱고를 즐기며 환상적인 삶을 보내게 됐지요. 현지에서 수많은 탱고마스터들과 친분을 쌓게 됐는데 모두가 "탱고를 우연히 만나서 필연적으로 추게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탱고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탱고가 나를 선택했기 때문이지요."
양영아 교수 역시 고려대 통계학과를 나온 뒤 회사에 취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고, 용기를 내어 등록한 탱고수업을 계기로 탱고의 세계에 빠져들게 됐다. "스스로 선택한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대학시절 내내 방황했고 일을 하면서도 자괴감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모두 탱고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고 느껴집니다."

20년 간 파트너로 함께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탱고를 추면서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과 에너지를 경험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당대 최고의 탱고마스터들과 2000시간의 그룹레슨, 300여 시간의 개인레슨을 통해 탱고의 본질을 알게 됐다. "모든 마스터들이 '탱고는 하나다. 그리고 자신의 탱고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탱고에서 누구를 모방하면 조롱거리가 됩니다. 탱고를 춘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찾아서 끝없이 노력해야 하고 결국에 자신의 탱고를 만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요."(김동준)

탱고 마스터 김동준·양영아 인터뷰
탱고 마스터 김동준(오른쪽)과 양영아 교수가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송의주 기자
하지만 탱고는 의외로 '단순한 춤'이다. 다정다감하게 안고 서로를 존중하며 열정적으로 추면 된다. 한국 최초의 아르헨티나 탱고 교재인 '탱고마스터'와 에세이 '내 인생 한번쯤, Tango'의 저자이기도 한 김 교수는 "대화할 때 '고맙습니다.'와 '미안합니다' 이 두 마디만 할 수 있으면 세상 어디에서도 즐겁게 탱고를 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무대에서 한국 탱고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서울은 현재 부에노스아이레스 다음으로 손꼽히는 탱고 시티가 됐다. 김 교수는 "한국 탱고는 특히 아시아에서 매우 독보적"이라며 "조만간 세계 최고의 대회인 '문디알 데 땅고' 대회에서 챔피온이 탄생할 날이 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8일에는 '2024 세계탱고대회(World Tango Championship)'가 명지대 대극장에서 열린다. 세계 각국의 탱고 전문가부터 일반인까지 탱고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다.

김 교수는 탱고가 "건강한 중독"이라고 설명했다. "추면 출수록 재밌어지고 심신이 건강해지는 춤입니다. 파리, 로마, 피렌체, 도쿄, 베이징, 하노이, 발리 등 세계 각국의 대도시에는 탱고문화가 왕성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버킷리스트인 탱고는 언어가 통하지 않더라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즐길 수 있는 문화콘텐츠가 됐습니다."

탱고는 보통 6개월에서 2년 정도 배우면 밀롱가에서 자유롭게 추며 즐길 수 있다고 한다. 탱고를 배우면 건강하고 행복해진다고 해서 '탱고테라피'라는 말도 생겨날 정도다.

"탱고를 추면 신체적으로 또한 정서적으로 건강해 집니다. 특히 탱고의 아브라소(포옹)는 그 어떤 명약보다도 정서적 안정감을 줍니다. 탱고를 배우고 그룹공연이나 대회 참가 등을 하면서 열정을 깨우고 성취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이러한 활동은 정말 강력한 안티에이징이 됩니다. 탱고는 단순한 춤이 아닌 문화예요. 친구와 파티가 있고, 숨이 찰 정도로 춤을 출 수 있고, 늘 음악과 와인이 있죠. 기대되는 내일을 원하면 탱고를 추세요."(양영아)

탱고 마스터 김동준·양영아 인터뷰
탱고 마스터 김동준과 양영아 교수가 탱고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송의주 기자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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