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호주, 세계 첫 파리 번식장 오픈…‘역발상’ 통한 개체수 조절 목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5010003406

글자크기

닫기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09. 05. 14:55

qfly-sterile-fly-release-peter-maloney-diprd-hi-res
호주 농수산부 멸균 곤충 기술팀이 퀸즐랜드 초파리 박멸을 위해 불임 파리를 방사하고 있다./호주 농수산부
남호주의 캥거루섬에 세계 최초의 파리 번식장이 문을 열었다. 호주 양 산업에 매년 약 3000억원의 비용을 초래하는 '플라이스트라이크'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호주 에이비시(ABC) 뉴스는 5일 호주 농수산부가 캥거루섬에서 파리를 완전히 근절하는 것을 목표로 멸균 곤충 기술을 통해 수백만 마리의 불임 수컷 파리를 번식시켜 방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플라이스트라이크는 파리가 가축의 털에 낳은 알이 부화한 후 피부에 기생하면서 발생하는 심각한 질병으로, 양의 경우 패혈증을 유발한다. 파리 농장에서 키우는 파리는 불임 수컷으로, 비행기를 이용해 번데기 상태에서 야생으로 방출된다. 야생 수컷 파리보다 압도적인 수의 불임 파리를 야외로 방사하면, 야생 암컷 파리와 짝짓기를 해도 알을 낳지 않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파리 개체수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비용 편익 분석에 따르면 캥거루섬에서 파리를 박멸하면 양 농장은 25년 동안 한화로 최대 800억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의 복지도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클레어 스크리븐 농수산부 장관은 새로운 시설이 완전히 가동되면 매주 최대 5000만 마리의 멸균 파리를 생산할 것이라면서 이번 달에 첫 번째 파리를 풀어 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임 파리는 선적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시설에서 사육되기 때문에 손쉽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멸균 곤충 기술을 통해 사육된 불임 파리는 야생 파리와 구별할 수 있도록 사육 단계에서 염료가 추가되기 때문에 야생에서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멸균 곤충 기술은 가축뿐만 아니라 과일과 원예 농장에 해를 끼치는 파리 박멸을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퀸즐랜드 초파리는 과일과 채소에 대한 가장 심각한 해충 중 하나로, 300종 이상의 과일과 채소를 공격하고 다양한 원예 산업에 큰 피해를 준다. 이 파리가 발생한 지역에서 생산된 모든 채소와 과일의 이동을 금지하기 때문에 생산자가 신선식품을 판매할 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멸균 기술을 이용해 불임 곤충을 번식시켜 해충을 박멸하는 기술은 칠레, 과테말라, 멕시코, 미국, 일본에서도 친환경 방충 효과가 인정되면서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