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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총리 인도하라” 묘한 긴장 흐르는 방글라-인도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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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09. 03. 12:31

FILES-BANGLADESH-POLITICS <YONHAP NO-3946> (AFP)
셰이크 하시나 전(前) 방글라데시 총리/AFP 연합뉴스
대규모 반정부시위에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前) 방글라데시 총리의 인도 여부를 놓고 방글라데시와 인도 관계가 미묘한 긴장 관계에 놓였다.

3일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인도의 꾸준한 파트너였던 방글라데시가 하시나 전 총리로 인해 촉발된 정치적 혼란을 겪으며 양국 관계에 긴장이 초래됐다고 보도했다.

15년 간 장기집권 해 온 하시나 전 총리는 재임 당시 중국과도 교류했지만 인도와는 무척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인도를 각별히 여긴 하시나 전 총리 덕에 방글라데시는 인도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으로 떠올랐다. 인도 역시 올해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을 때 첫 번째 국빈으로 하시나 전 총리를 초대하며 특별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인도는 1971년 당시 동파키스탄이었던 방글라데시가 서파키스탄과 벌인 독립전쟁을 지원했다. 군사적 지원 외에도 수백만 명의 동파키스탄(방글라데시) 난민을 받아 들였다. 이를 두고 하시나 전 총리의 아버지이자 방글라데시 건국의 아버지로 독립을 이끈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은 "방글라데시는 인도의 지원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하시나 전 총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부패하고 비(非)민주적인 하시나 정권을 지탱해 온 요인 중 하나로 인도를 꼽았다. 인도는 그간 이러한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지만 지난달 반정부 시위로 도망친 하시나 전 총리에게 인도는 피난처를 제공했다. 전문가들은 축출된 전 총리가 인도에 머물고 있는 만큼 인도로서도 방글라데시의 새 지도부와 소통하는 것이 까다로울 것이라 지적한다.

하시나 전 총리와 정권의 주요 인사들을 축출하고 과도 정부를 수립한 방글라데시는 정계·인권단체 등을 물론 국민들도 인도 정부에 하시나 전 총리의 인도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반정부 시위에 앞장 섰던 세력은 하시나 전 총리를 "국민의 적"이라 부르며 살인과 집단 학살 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반(反)인도 정서가 고조되고 있지만 연 150억 달러(20조 1570억원) 이상의 교역을 하는 양국 간 경제관계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분석가들은 인도와의 관계 악화는 방글라데시에 해를 끼칠 뿐이라며 대인도 관계는 임시정부가 신중하게 가꿔 나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총선을 준비중인 방글라데시에서 다음 정권은 하시나 전 총리의 라이벌이자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지도자인 칼레다 지아 전(前) 총리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아 전 총리가 재임했던 1999년부터 2004년까지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양국 관계가 가장 낮았던 시기로 꼽힌다. 방글라데시가 새로운 장(章)을 펼치기 위해선 하시나 전 총리 가문의 잔재 청산과 인도와의 관계 재설정이란 큰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 6월 시작된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제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무력 진압해 400여명이 숨지자 사퇴하고 도주했다.

1996년부터 5년간 총리를 지낸 데 이어 2009년부터 줄곧 집권해온 그는 현재 인도 수도 뉴델리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나 전 총리는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살인과 납치, 반인륜 범죄, 정적인 지아 BNP 총재에 대한 공격 등 50여개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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