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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통도사 반대 신불산 케이블카 누가 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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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8. 11. 11:24

관광 활성화 및 지역경제 도움 명분으로 추진
환경에 부정적, 만년 적자 케이블카 사업 현황
누구를 위한 사업, 누구 이익인지 의문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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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산 케이블카 반대 시민들과 대한불교조계종 영축총림 통도사 스님들이 신불산 정상에서 케이블카 설치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제공=통도사
황의중 기자의눈
경남 양산 영축총림(叢林, 강원·율원·선원을 갖춘 큰절) 통도사 인근 신불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1년 민자개발로 추진됐던 이 사업은 타당성 논란에 표류하다가 2022년 이순걸 울주군수 취임 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울주군과 사업 시행자는 케이블카 설치가 관광 활성화로 지역 경제를 살릴뿐더러 환경 보존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군과 사업자의 호언장담과 달리 반대 의견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검토한 국립환경과학원은 "지형 훼손이 과도하며 상부 정류장 배후에 산사태 위험 1등급지가 넓게 분포한다"며 "안전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도 이런 우려를 반영해 지난 7일 총무원 접견실에서 김완섭 신임 환경부 장관의 예방을 받고, 사업 재고(再考)를 요청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통도사의 문화환경적 가치가 훼손되는 것을 우려해서다. 김 장관은 이에 "현재 신불산 케이블카 사업은 지역 내에서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는 상태"라며 "다방면에서 고려하고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이 이처럼 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밀지 못하는 이유는 환경은 둘째치고 관광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타당성이 없어서다.

전국 41개의 관광 케이블카 가운데 흑자 경영인 곳은 특수한 환경 조건을 지닌 설악산국립공원 권금성 케이블카, 통영케이블카뿐이다. 나머지는 다 적자 경영 상태다. 신불산과 같은 영남알프스 자락에 지어진 바로 옆 밀양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의 사례만 보면 신불산 케이블카의 미래가 그려진다. 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는 첫해 2억원 흑자를 제외하곤 적자경영을 이어가다가 2018년 이후 적자 폭이 늘며 매년 10억~15억원 손실을 내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비와 일정 기간 운영은 사업자 부담이나 약정 기간이 지나면 쌓인 손실과 노후화된 시설은 지자체와 지역민에게 짐으로 돌아온다.

케이블카는 국내외 관광객이 추구하는 여행 방식과도 역행한다. 요즘 관광객들은 천혜의 자연풍경을 SNS에 담고 역사문화 공간 속에서 체험하려고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단시간 오가는 여행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 천년고찰 통도사의 수행환경을 경험하고, 신불산 억새 군락을 체험하기를 원하지 보기 흉하게 늘어진 케이블카가 나오는 풍광을 원하지 않는다.

법가 사상가 한비자는 저서를 통해 '이익 보는 자가 범인'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 작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라는 흑마법이다.

그럼 묻고 싶다. 사업자도 손해고 지역민도 이익이 없으면 누가 이익을 보는 걸까. 혹시 개발지에 미리 땅이라도 사놓은 사람이 있나. 참으로 궁금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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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영축총림 통도사 산문 앞에서 행해진 케이블카 반대 기자회견 모습./제공=통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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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울산시 울주군청 앞에서 열린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설치 반대 집회. 이날 집회에는 3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연합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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