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김이석 칼럼] 성태윤 실장의 ‘종부세와 상속세’에 대한 정책 설명이 반가운 이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61601000821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6. 16. 18:50

김이석 논설실장
김이석 논설심의실장
대통령실에서 명확한 말로 논란이 되고 있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 정책 방향을 밝히는 것은 어느 나라 어느 정부에서도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방향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국민 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대통령실이 확실하게 발언할 때 행정부처 간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다. 대통령실의 누가 그런 발표를 맡느냐는 것은 일의 경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수석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게 보통이다.

총선 전후 워낙 정쟁적인 이슈들이 터져 나왔고 이런 것들이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대통령실이 그런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1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와 상속세율 인하 등 세금제도 개편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 눈에 띈다.

사실 숫자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논의를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이슈들을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람들이 논리적이고 피부에 와닿게 제시하면 비록 숫자가 적더라도 얼마든지 논의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 그래서 비록 거대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정국이라고 하더라도, 혹은 그럴수록 이런 대통령실과 정부의 노력은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종부세'의 경우에도 "집 한 채 가진 중산층조차 매년 수백만원을 세금으로 낸다"는 불만이 국민들 속에서 계속 제기되어 왔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이를 폐지하자는 말이 나왔지만 '부자감세'론이나 "세금이 부족한데 세수를 줄이려고 하느냐"는 등의 반론에 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바 있다.
'종부세'에 대한 불만이 높다고 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 아예 폐지하거나 아니면 세율을 아주 낮추거나 아니면 또 다른 방식으로 개편하거나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성 실장은 "초고가 1주택 보유자와 보유 주택 가액 총합이 아주 높은 다주택자" 일부만 계속 '종부세'를 '재산세'로 흡수해서 내게 하고 대부분의 주택보유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확실한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성 실장은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히 있어 폐지 내지는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면서 주로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문제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종부세는 '재산세'를 내고 난 후 다시 재산에 대해 세금을 추가적으로 부과한다는 점에서 이중과세여서 '정의'롭지 못하다는 측면도 있는 만큼 종부세란 명목의 세금을 폐지하고 차제에 이를 재산세에 흡수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성 실장은 이날 상속세에 대해서도 세율을 현행 50%, 대주주 할증을 포함할 경우 60%에 달하는 OECD 최고 세율을 OECD 평균 수준(26%)인 30% 내외로 낮추고 유산취득세, 자본이득세의 형태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그는 또 상속세가 가업승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기업 상속 시점이 아니라 차후 기업을 더 안 하고 팔아서 현금화하는 시점에 세금을 매기는" 자본이득세로 전환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사실 이는 이미 여러 경제단체들과 경제연구소 등이 계속 제시해 오던 방안이지만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입으로 언급됐기에 국민과 시장에서는 그 의미를 달리 해석할 수밖에 없다. 국민들로서는 과연 얼마나 정부와 여당이 이런 조세제도의 개편안을 실제 법률의 개정으로까지 만들어낼 것인가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여당이 구체적인 법률 개정안을 만들어 국민 앞에 제시하고 왜 그런 개정안이 필요한지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는 치열한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도 정부와 여당이 무기력에 빠져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향후 정부와 여당이 어떤 종부세와 상속세 개편안을 내놓고 국민들을 설득할 것인지 기대가 된다.

아울러 성태윤 정책실장이 보여준 이런 대통령실의 모습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를 중요한 이슈인 국민연금 개혁 방향 등에 대해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