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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인의 첫 행보는…“현 재무장관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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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승인 : 2024. 06. 05. 10:59

'오브라도르 현 정부 경제정책 기조 유지 의지 천명'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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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현 대통령. /일간 엘에코노미스타
200년 헌정사 최초로 여성대통령 탄생이 확정된 멕시코에서 새 정부 출범 후에도 경제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엘피난시에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영상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경제전문가 델라 오 장관이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 장관직을 맡아주겠다고 내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 현 재무장관의 유임을 공식화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지 하루 만이다. 멕시코 좌파 집권당 국가재건운동(MORENA) 후보로 출마한 대선에서 셰인바움은 득표율 58%(이날 0시 기준)로 당선됐다.

셰인바움 당선인은 유세기간 내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오브라도르 정부가 '4차 변혁의 정부'였다면 내 정부는 '4차 변혁의 2층'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18년 대선에서 "1810년 독립, 1824년 제헌과 개혁, 1910년 개혁에 이어 4번째 변혁의 기수가 되겠다"고 선거운동을 벌인 끝에 승리, 집권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정부를 '4차 변혁의 정부'로 불러왔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승계자를 자처한 셰인바움이 재무장관 유임을 서둘러 발표한 건 경제정책의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전문지 엘에코노미스타는 "셰인바움 정부에서도 미국 시장을 겨냥한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과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성장의 양대 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는 니어쇼어링으로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는 대표적 국가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회원국이기도 한 멕시코로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하거나 추진하는 기업이 늘면서다.

이와 관련 멕시코 재무부는 "멕시코로 생산기지 이전을 검토 중인 기업이 400개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주개발은행은 멕시코가 니어쇼어링으로 최소한 350억 달러 외국인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는 오브라도르 정부 출범 후 최저임금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오브라도 정부가 출범한 2018년 88.40페소였던 최저임금(일급)은 2024년 현재 248.93페소(약 14달러)로 300% 가까이 인상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최저임금은 20% 올랐다.

엘에코노미스타는 "셰인바움의 당선으로 최저임금 정책에 이제 후퇴는 없을 것"이라며 줄기찬 인상 행진이 차기 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인바움은 선거운동 때 "당선되면 최저임금을 기본생계비의 2.5배가 되기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근무시간 단축 등 친노동자 정책의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근무시간은 연평균 2226시간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27% 길다.

다만 늘어나고 있는 재정적자는 셰인바움이 극복해야 할 부담거리다. 멕시코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9%로 198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재정적자 증가로 운신의 폭이 적은 셰인바움이 세수증대를 위해 세제개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선 나온다.

셰인바움은 오는 10월 임기 6년의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손영식 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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