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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립 지키려 애쓴 김진표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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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5. 28. 17:59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맡은 김진표 의원이 22대 상반기 의장에게 곧 의사봉을 넘긴다. 야당 출신 의장으로서 협치와 합의를 통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더불어민주당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차기 국회의원 당선자로부터 욕설을 듣기도 했다.

그런 김 의장은 22대 국회의장 후보들이 "의장이 되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해 "한쪽 당적을 갖고 편파된 의장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다. 좀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의 역사를 보면 스스로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개혁을 하면서 적어도 행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고 감독하려면 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 영국 등의 예를 들어 의장이 당적을 안 갖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최근 국회의원 초선 당선인 연찬회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진영의 주장에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정치인을 '수박'이라고 부르며 역적이나 배반자로 여긴다"며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큰 위기"라고 역설했다. 그는 제76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에서도 "부디 새롭게 시작될 22대 국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으로 진영정치와 팬덤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 살아 숨 쉬는 국회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진정한 의회주의 시대를 열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기 전반기 의장직을 맡을 우원식 의원을 향해 헌법에 따라 의장 중립의무를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당론을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게 우리 의회의 풍토이고 보면 김 의장의 용기 있는 입장 표명과 행동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당론에 따라 표결이 이뤄지고 국회가 운영된다면 의전서열 2위이자 입법부 수장인 의장의 역할은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의장이 당리당략에서 벗어나 오로지 국가발전과 국민권익 증진을 위해 소신껏 일하도록 여야가 모두 힘을 모아줘야 한다. 원내 1당 의원 중 선출되는 의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의회주의를 실천하라는 의미에서 당적을 갖지 못하도록 한 국회법을 단 한순간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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