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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채상병 특검’ 수사경과 보고 해도 안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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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5. 20. 18:11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말 만나 협치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에서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가 단행되면 여야의 극한 대립이 불가피해 22대 국회가 초반부터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당 등 야권은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을 거부하면 장외투쟁에 나설 것을 고려하겠다는 것이고 여권 일부 의원들은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히는 등 정국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는 양상이다.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시한은 22일까지로 돼 있다. 헌법에 따르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 정부로 넘어오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이를 공포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그 역시 이 기간 안에 해야 한다. 법안 재의결을 위해서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최소 20표 정도 나와야 이달 말까지로 돼 있는 21대 국회 회기 내 처리가 가능하다. 야권은 오는 28일 이번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실시되겠지만 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대 장외투쟁과 함께 차기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채상병 사건을 놓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데에는 여야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야권이 관철시키고자 하는 특검법은 수사 경과를 좀 더 지켜본 뒤 추진해도 늦지 않다. 지금은 특검법 수용을 위한 대규모 장외투쟁 등 물리력을 행사할 때가 아니다. 치솟는 물가, 대내·외 경제 불안 등 각종 민생 현안에 여야가 힘을 모아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게 우선돼야 마땅하다. 채상병 사건은 정치적 사안이 아니라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사법 영역이기에 그렇다. 대화와 타협이 아닌, 정치적 공세로 진상이 규명될 수 없다는 뜻이다. 여야의 진심 어린 협치를 기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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