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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 시선으로 본 삶 “색다른 햄릿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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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5. 09. 17:49

연극 '햄릿' 손진책 연출가
2016·2022년 이어 세번째 연출 맡아
다음 달 9일부터 9월 1일까지 무대
죽은 채로 살아있는 사령들에 초점
배우들이 무당처럼 이승·저승 오가
관객들이 삶·죽음 의미 고찰해보길
경사 무대·무채색 의상 등 차별화
연극 '햄릿'의 손진책 연출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관해 말하고 있다. /신시컴퍼니


연극 '햄릿'이 다음 달 9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신시컴퍼니가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국내 연극계에서 오랜만에 장기 공연되는 프로젝트다. 최근 금전적 부담과 대관 어려움으로 불황을 겪는 국내 연극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연출을 맡은 손진책은 최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햄릿'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인물들을 죽은 채로 살아있는 사령(死靈)으로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은 이해랑 선생이 1951년 국내 초연을 연출한 뒤 지금까지 무대에 오르고 있다. 신시컴퍼니는 2016년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유인촌, 윤석화 등이 주연한 '햄릿'을 공연했다. 2022년에는 원로 배우들이 조연과 앙상블로 출연하고 젊은 배우들이 햄릿과 오필리어 등 주연을 맡으며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가 연출됐다.

손진책은 2016년, 2022년에 이어 세 번째로 '햄릿'을 연출한다. 그는 "이전 작품이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를 고민하는 햄릿을 다뤘다면, 이번 공연은 죽은 자들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 살아가야 하는 법을 고민하는 작품으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2년 '햄릿'은 죽음을 바라보는 인간 내면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는 살아 있는 채로 죽은, 죽은 채로 살아있는 '사령'들의 연극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배우들이 무당처럼 이승과 저승을 오가면서 관객들이 삶과 죽음의 의미를 고찰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무대와 의상, 안무도 이전 '햄릿'과 많이 달라진다. 관객이 무대 위에서 '죽음이 증식하는 과정'을 생생히 목격하도록 무대 뒤쪽을 높인 '경사 무대'가 선보인다. 또한 무채색의 현대 복식을 통해 오로지 실루엣과 질감의 차이만으로 인물 특성이 발현된다. 죽음이 만연하는 상황을 배우의 움직임으로 표현한 안무가 정영두의 안무도 눈길을 끌 예정이다.

연극 '햄릿'의 손진책 연출과 배우들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시즌에도 연극계 대선배들이 조연과 앙상블로 출연하고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는다. 60년 경력의 최고령 배우 전무송과 이호재가 유령 역으로, 박정자와 손숙이 각각 배우1, 배우2로 분한다. 정동환과 길용우는 햄릿의 숙부 클로디어스를 연기하며 김성녀와 길해연은 햄릿의 어머니 거트루드 역에 캐스팅됐다. 주인공 햄릿 역은 강필석과 이승주가 맡는다. 또 그룹 에프엑스 출신 루나가 오필리어 공주 역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손진책은 햄릿을 연기하는 강필석과 이승주에 대해 "강필석은 외향적 사유형인 반면 이승주는 내향적 사유형"이라며 "강필석은 그리스 조각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이승주는 멜랑콜리 그 자체로 서로 다른 캐릭터의 배우들이라 각각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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