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서효정 칼럼] 암세포 정밀 타깃 붕소중성자포획치료(BNCT) 현재와 미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0201000095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5. 02. 19:23

2024050301050001668
서효정 의학박사·핵의학 전문의
◇암세포 특화 정밀 치료 원리
붕소중성자포획치료(Boron Neutron Capture Therapy, BNCT)는 각각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하는 중성자와 붕소약이 만나 암세포 안에서 미세핵폭발을 일으켜 암을 죽이는 치료법이다. 붕소의약품 중 임상에 가장 많이 활용된 약은 보로노페닐알라닌이다. 이 약은 암세포의 아미노산 수용체를 찾아 고농도가 되며, 이때 낮은 에너지 중성자를 환부에 조사하면 암세포 내에서만 큰 에너지가 나온다.

이 에너지는 매우 크고 이동거리는 짧아서 한 번의 치료로도 암세포의 유전자를 완전히 파괴하여 죽게 한다. 그리고 붕소약은 시간이 지나면 소변으로 대부분 빠져나가므로 인체에 안전한 장점이 있다.

◇국내 최초의 대형입자방사선치료기, 의약품 및 의료시스템 개발
과거 우리나라는 대형의료기기 개발 사례가 없을 정도로 환경이 매우 척박하여, 고사양 방사선치료기기 및 영상진단기기는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 왔다. ㈜다원메닥스는 2016년 산업통상자원부의 과제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의 양성자 선형가속기기반 치료용중성자조사장치, 치료계획시스템, 붕소의약품 및 전체 의료서비스를 포함 제품화하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통합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양성자선형가속기기반 장치는 다른 나라의 개발 장치에 비해 환자 안전성과 병원 운영의 유연성이 우수하여 현재 세계적인 선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과제는 국내 과학, 공학, 의료 분야를 망라하는 기술로서 개발 자체가 사회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전 세계 장치개발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러시아이며, 일본이 두경부암에서 사이클로트론 방식과 붕소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한국은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국내 붕소중성자포획치료 임상시험
우리나라의 BNCT 임상시험은 인천 송도에 위치한 ㈜다원메닥스의 A-BNCT센터(BNCT의원)에서 치료용중성자조사장치(DM-BNCT, 10MeV, 2mA), 치료계획시스템(DM-BTPS), 붕소의약품(DMX-101)로 2022년 12월 시작했다. 재발성 고등급 신경교종 1/2a 임상시험은 7명, 동정적치료는 6명 치료했고, 실시기관은 가천대학교 길병원, 국립암센터,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이다.

두경부암은 지난해 7월 이후 임상시험 환자 3명과 동정적 치료 2명을 치료하였고, 실시기관은 국립암센터,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성모병원, 가천대 길병원이다. 올해 4월 기준 총 18명의 환자를 치료하였다.

◇방사선치료, 입자방사선치료와 BNCT의 원리 차이
첫째, BNCT는 에너지 전달 방법이 다르다. BNCT의 중성자는 에너지가 매우 낮아 치료역할을 하지 못하나, 암세포 내의 붕소와 만나면 높은 치료 에너지를 낸다. 이 외 방사선치료는 에너지를 가진 입자 자체를 쏘아 직접 인체를 지나가며 치료선량을 부여하는 차이가 있다.

둘째, 치료횟수가 다르다. BNCT는 붕소의약품은 암세포 타깃으로 단회치료 시에 암세포에만 치료선량을 부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방사선치료는 정상과 암세포를 구별할 수 없으며, 에너지가 직접 정상조직을 지나가므로 보존을 위해 반드시 다회 치료를 한다. 일반 방사선치료는 20~60회, 중입자나 양성자치료는 12~20회 이상 등 분할 치료를 한다.

셋째, 잠재적 미세침습부위를 치료할 수 있다. BNCT의 암세포 약물 분포는 미세침습부위를 찾아 치료할 수 있어 범위를 확대할 수 있고, 환자의 움직임에도 비교적 안전하다. 반면 방사선치료는 해부학적 병변에 의존하며, 환자가 움직이면 방사선에 대한 위험이 크다.

넷째, 치료시설 구축과 운영의 비용이 경제적이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중입자치료기는 430MeV, 양성자치료기는 230MeV 등 대형시설 구축과 고에너지원 이용에 지속적인 고비용이 들어간다. 국산제품인 양성자선형가속기 기반의 BNCT는 10MeV 2mA의 낮은 에너지와 높은 전류를 이용하며, 일본의 사이클로트론 방식의 30MeV 1mA에 비해 우수한 치료용 중성자선질 및 방사선 안전성을 보인다.

◇BNCT의 한계점
BNCT는 사용하는 중성자의 에너지가 매우 낮아 5~8㎝ 이내의 얕은 암종에서 치료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다. 또한 암세포의 균질성 특성이 농도의 균질성에 영향을 주어 치료 선량을 변화시킨다.

따라서 치료 전후로 환자선별과 관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는 지속적인 신약개발, 임상기법 개발 및 장치 고급화를 통해 극복될 것으로 보이며, 다양한 의약품이 개발되어 질환별 타깃이 된다면 치매 및 난치성 염증질환도 적용이 가능할 수 있으나 적용까지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방사선치료와 타깃항암치료의 장점을 극대화한 BNCT
BNCT는 방사선치료와 타깃항암치료의 장점을 극대화한 치료다. 그러나 새로운 치료는 진입 시 대안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암에 적용할 수 있어 제한적으로만 활용됐다.

향후 근거기준이 누적된다면 기능 보존이 필요한 부위나 수술이 어려운 병변의 초회 치료에 적용이 확대될 것이다. 또한 경계가 불명확하고 주변조직으로 침윤 잘하는 암종의 예방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BNCT는 국소부위조절 후 타(他)치료법과 병용하여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장기움직임이 많은 위치에도 사용이 될 수 있다. 통증 없이 단회 치료로서 시간이 단축되어 삶의 질을 개선한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난치성 암환자의 치료를 위해 원자핵공학, 가속기학, 방사선학, 화학, 약학, 의학의 아름다운 협력으로 A-BNCT 시스템이 개발되어 환자치료를 하기에 이르렀다. 앞으로 더욱 유용한 치료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인 R&D가 필요하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서효정 의학박사·핵의학 전문의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