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조영기 칼럼] 반(反)대한민국 세력 국회 입성 차단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228010015187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2. 28. 18:23

2024013001003241900178601
조영기 전 고려대 교수
22대 국회의원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야는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격전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지역구 공천에 이어 비례대표 위성정당 설립도 준비 중이다. 특히 4·10 총선의 격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정체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자행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이 진보당, 새진보연합, 연합정치사회시민회의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반미, 종북을 당선 안정권에 배치하고, 울산 북구 지역구는 진보당으로 단일화를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다시 종북·좌파가 국회에 대거 입성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국가발전에 역행하는 질주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이 많다. 그래서 국민들은 매우 불안한 시선으로 이들의 행보를 바라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들 군소정당에게 비례당선권 20석 중 절반을 내주는 통 큰 양보(?)를 하면서 (소위)야권연대를 성사시켰다. 특히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진보당에게 비례 3석이 배정한 것이 국가정체성 훼손의 소용돌이로 작동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2012년 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은 19대 총선을 1개월 정도 앞두고 반미·종북 성향의 통합진보당 세력과 '야권연대'를 통해 13명이 국회 입성의 길을 터줬다. 그리고 2014년 통합진보당은 헌법재판소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활동 때문에 해산됐다.

현 진보당에는 옛 통합진보당의 핵심 인물들이 포진해 있고, 강령과 정책도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당시 이석기 전(前) 의원과 함께 의원직을 잃은 이상규 전 의원과 김재연 전 의원 등이 진보당 당적을 가지고 있고, 한미동맹폐기, 주한미군철수, 연방제통일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진보당이 스스로 통합진보당의 후신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방증이다.

지난해 적발된 각종 간첩단 사건의 기소자들이 진보당이나 그 전신인 통합진보당 등의 당직자 또는 핵심 당원이며, 이들의 사상적 기반이 사회(공산)주의라는 점에서 위험하다. 이처럼 진보당의 행보는 반미 친북의 정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통합진보당의 본색(本色)을 애초에 무시하고 이들과 손을 맞잡은 행태는 스스로 종북의 숙주(宿主)임을 자임하고 나섰고, 국가정체성 훼손에 눈을 감았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또한 공당(公黨)의 모습을 내팽개쳤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국가정체성(national idendity)은 국가구성원의 일원으로서 개인이 국가 생활 속에서 소속감과 그 속에서 자신이 구성원이라는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국가정체성을 소중히 여기는 까닭은 국민적 단합과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충성심을 기르게 함으로써 국가 존속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필수적 요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정체성을 헌법에 명기해 두고 있다. 헌법에 명기된 우리의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다. 따라서 정당의 결성 목적이 헌법의 국가정체성과 합치해야 한다. 즉 정당 목적이나 추종자의 행동으로 인해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가 침해되거나 폐제(廢除)하려 하거나,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정당은 위헌(違憲)이고 해산되어야 한다.

통합진보당과 진보당의 뿌리는 경기동부연합이다. 경기동부연합은 민족해방(National Liberation·NL)계열 운동권의 정치집단으로 경기 성남과 용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기동부연합은 NL계를 잇는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하부조직에서 시작해 1980년대 후반부터 지역의 재야, 청년, 여성, 빈민 단체를 파고들어 아성을 구축했으며, NL계열 중에서도 강한 친북 경향과 지하조직적 성향을 보이는 조직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후 경기동부연합은 거의 멸족(滅族) 상태였다.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의 문제는 멸족 직전의 경기동부연합 세력을 부활시키는 산소통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패착이다. 야권의 한 인사가 경기동부연합의 의회 재진출은 더불어민주당까지 접수하려고 한다는 경고를 더불어민주당은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국가정체성 형성에 방해하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북한발 선전선동에 동조하면서 종북세력들에 의한 정체성 훼손 행위는 위험 수준이다. 이제 올바른 이념을 정립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가 우리의 이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념논쟁이라는 명분으로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전체주의를 옹호하려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런 국가정체성 훼손 행위는 백해무익하다.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지킬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 이름을 고친다고 결코 다른 사람이 될 수 없다. 구성원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정당명을 바꾼다고 해도 정당의 본색은 불변이다. 통합진보당을 진보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것은 진보당의 당명으로 통합진보당의 부활을 도모하는 것에 불과하다.

통합진보당의 부활은 우리의 법제가 국가정체성 훼손을 차단하는 데 허술하다는 방증이다. 허술한 법제가 개명을 거듭해도 제어할 장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허술한 법제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해 왔다.

정체성 수호를 위한 독일 법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독일은 위헌 정당 활동 경력이 있으면 국회의원 출마는 물론 금지되고 공공기관에서 일할 수도 없다. 반면 우리의 법제에는 위헌 정당 해산 후 후속 조치에 대한 조문이 없다.

그래서 정당 해산 후에도 문패만 바꾸어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다시 공직에 진출할 수 있다. 이런 구조적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법제를 조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조영기 전 고려대 교수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