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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저출산 부추기는 청년 주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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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01. 10. 05:55

건설부동산부 전원준 기자
건설부동산부 전원준 기자
작년 3분기 기준 전국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0.7명에 그쳤다. 신혼부부·청년들의 주거 여건 악화가 출산율 저하의 주범으로 꼽히는 가운데 개선 가능성은 희박한 실정이다.

많은 청년들이 지방 대신 서울·수도권에 거주한다. 미국의 경제지리학자이자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의 저자인 리처드 플로리다의 주장을 빌려 설명하자면 높은 주택 비용과 열악한 주거 여건 등에도 불구하고 서민·노동자 등의 계층 상승 가능성은 중심 도시에서 가장 높다.

하지만 계층 상승 기회의 땅인 서울조차 '출산 불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같은 기간 합계출산율이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0.54명에 불과하다. 매매·전월셋값 부담에 따른 신혼부부·청년들의 주거 불안 심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게 국책연구원의 분석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3일 발표한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부부가 첫 자녀를 출산하는 데 주택 매매·전세가격이 미치는 영향은 38.4%로 가장 컸다.

애석하게도 서울·수도권 거주 청년들의 '내집 마련' 실현 가능성은 낮은 실정이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2022년 기준 서울과 수도권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각각 15.2년, 9.3년을 모아야 한다.
전통적인 주거 사다리로 꼽히는 전월세시장도 불안정한 상태다. 작년 서울 강서구 화곡동, 경기 부천시, 인천 미추홀구 등 수도권 각지에서 전세사기 이슈가 불거진 데 따른 영향이다. 이로 인한 반사효과로 저가 월세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신생아 특별공급 등 출산 가구에 대한 부동산 혜택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인 만큼 빠른 개선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남은 임기 동안 신혼부부·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과감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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