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아마존 120년 만 최악 가뭄…물길 잃은 주민 고립, 분홍돌고래 떼죽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017010008438

글자크기

닫기

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10. 17. 16:16

BRAZIL-AMAZON/DROUGHT-DOLPHINS
지난 3일(현지시간) 브라질 아마조나스주 테페에서 당국이 돌고래 사체를 확인하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남미 브라질의 열대우림 아마존이 120여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분홍돌고래가 다수 폐사하고 주민들의 생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당분간은 건기가 계속돼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전 세계 민물의 5분의 1이 흐르는 지구에서 가장 큰 민물 탱크가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수위 정보 온라인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네그루강 수위는 13.59m로 기록해 수위를 기록하기 시작한 1902년 이후 12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네그루강은 약 1700㎞로 아마존강을 형성하는 물줄기 중 가장 길다.

기상당국은 아직 건기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주간 수위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물이 고갈돼 바닥이 드러나면서 배가 유일한 교통수단인 주민들이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강을 이용해 통학하던 아이들은 등교를 중단했고, 당국은 고립된 주민들을 위해 헬기를 동원해 기초적인 식품과 약품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숲이 메마르면서 화재도 빈번해져 공기 질까지 크게 나빠졌다. 아마존 중심에 있는 인구 약 200만의 도시 마나우스는 연기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공기 질이 나쁜 곳 중 하나가 됐다고 NYT가 보도했다. 주민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대기지수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으며 아이들과 노인들이 호흡 곤란으로 병원에 실려 가고 있다고 전했다.

따뜻하고 영양염류가 부족해진 강물 영향으로 분홍돌고래를 비롯한 각종 어류가 폐사하는 등 생태계 훼손 역시 진행 중이다. 현지 연구기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분홍돌고래 사체가 처음 발견된 뒤 지금까지 153마리가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나우스를 비롯한 아마조나스주 62개 지방자치단체 중 60곳은 가뭄에 따른 비상사태 또는 그에 준하는 경보를 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가뭄 피해를 본 주민 숫자는 48만명으로 집계됐다.

브라질 당국은 이번 가뭄이 적도 인근 태평양의 온난화 현상인 엘니뇨와 북대서양 온난화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쳤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온난화가 앞으로 수십년간 가뭄을 더 빈번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브라질 우주연구소는 경고했다.
이장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