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대선 가짜뉴스 ‘초고성능 스피커’ 네이버, 그냥 둘 것인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10010005595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09. 10. 18:48

◇ '빅 브라더' 네이버, 가짜뉴스 유통시키는 "초고성능 초대형 스피커"

아시아투데이가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언론 위에 군림하는 권력 네이버가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 언론을 독점하는 '빅 브라더' 네이버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가짜뉴스를 널리 유통시키는 '초고성능 초대형 스피커' 역할을 함으로써 유권자들을 선전선동 하는 도구로 타락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을 고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검찰에 따르면, 가짜 여부를 검증할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한 시점인 대선 3일 전 대장동업자 김만배씨가 허위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선후보)을 대장동 사건에 연루시키려고 했던 가짜뉴스가 뉴스타파에서 보도됐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은 김씨와 인터뷰를 한 뒤 1억65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이 가짜뉴스는 KBS, MBC 등 공영방송에서 기초적인 사실 확인도 없이 전파를 탔고 네이버는 이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초고성능 초대형 스피커 역할을 했다. 이는 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의 표현처럼 단순한 가짜뉴스의 문제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선 판에 영향을 끼치려 했던 중대범죄행위, 즉 국기문란 행위"가 아닐 수 없다.

◇ 아시아투데이의 헌재 제소도 자유민주주의 지키기 위한 것

아시아투데이가 지난 7월 25일 헌법재판소에 '네이버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등 위헌 확인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것도 바로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사실 네이버의 언론 군림에 따른 문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개인적 수준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잘 인식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네이버가 "독과점 기업을 넘어 사실상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는 '빅 브라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고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내 뉴스 소비 통로 69%가 포털이고, 언론사 웹사이트와 웹을 통한 소비가 5%에 불과해 뉴스 신뢰도가 30%로 추락하는 등 뉴스 시장이 망해가고 있다면서 네이버 등이 국민에게 같은 뉴스를 같은 시간에 서비스하는 것은 북한 노동신문을 매일 발행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 '언론 위 언론' 네이버의 책임 방기

이런 네이버가 언론 위에 군림하면서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곳의 뉴스를 유권자들이 가장 자주 접하도록 하면, 네이버는 가짜뉴스를 증폭 유통시키는 '초고성능 초대형' 스피커가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자신들은 언론사가 만든 뉴스를 실을 뿐이라면서 가짜뉴스의 초급속도 확산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 왔다.

대선을 앞둔 민주당의 정치공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대선 때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를 동원해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한 댓글을 달도록 여론을 조작했다. 나중에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지만, 이 사건이 선거 전에 알려졌더라면 선거결과는 달라졌을 수 있다. 그만큼 자유민주주의 선거제도를 훼손하는 사건인 것이다.

◇ 네이버에 책임 물리지 않는 한, 유사 사태 반복될 것

그러나 네이버가 다양한 제휴를 할 언론사를 선택하고, 뉴스 배열에 대한 편집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메타 언론사' 혹은 가장 파급력이 큰 언론사라고 볼 수 있다. 언론시장에서 독점력을 행사하는 네이버가 제휴 언론사 선택과 기사 배열을 통해 이미 독자들이 읽을 것과 읽을 필요가 없는 것을 선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번에 가짜뉴스의 발원지인 뉴스타파를 네이버와 '뉴스 콘텐츠를 제휴하는' 매체로 분류했다. 그런 분류는 네이버가 한 것이므로 분류에 대한 책임을 져야 마땅할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네이버에 물리지 않는 한, 대권과 같은 최고의 권력이 걸린 대선에서 이번 가짜뉴스 사태와 같은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

◇ 여당의 청문회 제안, 당연하다

가짜뉴스를 퍼나른 '초고성능 초대형 스피커' 역할을 한 네이버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네이버가 이를 보도한 뉴스타파에 가짜 인터뷰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해명의 요구로 네이버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타파를 버젓이 포털 네이버의 최상단인 콘텐츠 제휴를 해줘 대선 여론 조작을 할 수 있게끔 한 책임은 네이버에도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뉴스 유통의 60% 이상을 독점하는 네이버가 "여론 조작과 선동의 놀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내년 총선이 6~7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네이버가 이런 여론조작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제도의 하나인 선거제도를 부패시키고 타락시키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해졌고 이를 막을 장치가 시급하다는 것도 분명해졌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의 이번 가짜뉴스에 대한 국회 청문회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 민주당도 네이버의 가짜뉴스 유통 '책임 추궁'에 나서라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안한 허위 인터뷰에 대한 청문회마저 거부했다. 이렇게 엄청난 일이 터졌는데도 이미 여러 차례 조사를 마친 일에 대해서도 청문회나 특검을 요구해 왔던 민주당이 공명정대한 선거제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청문회는 왜 외면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혹시 민주당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이번 가짜뉴스와 유사한 일을 도모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만약 그렇다면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외면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즉각 청문회든 무엇이든 진상파악에 민주당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