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이재명 대표, 방탄 단식 끝내고 검찰 출석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03010000926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3. 09. 03. 17:55

4일은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쌍방울 그룹 800만 달러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제3자 뇌물혐의로 조사받으라고 통보한 날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오전에 2시간만 조사를 받겠다"고 했고 검찰이 "예정대로 조사하겠다"고 하자 출석을 거부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수사받는 이 대표가 "검찰에 나들이 가느냐"며 직격했다.

이 대표가 검찰 출석 날짜와 조사받는 시간까지 정해 검찰에 통보한 것은 역대급 특권의식의 과시로밖에 볼 수 없다. 검찰이 부르면 당당하게 조사받겠다고 선언한 게 엊그제인데 이렇게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면 비난만 자초할 뿐이다. 죄가 없다면 뒤로 숨지 말고 당당하게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마땅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무능 폭력 정권에 국민항쟁을 시작한다"면서 무기한 단식 중이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에게 민주주의 파괴 전쟁을 시작했다"며 "사즉생으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외친다. 그러나 국민들은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고 보지 않기에 도대체 이 대표가 지키려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래서 그의 단식이 검찰소환을 앞두고 구속을 피하거나 '개딸' 등 극렬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술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기현 대표는 "구속을 피하려는 발버둥 단식"이라며 "뜬금포 단식하지 말고 차라리 대표직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강민국 대변인은 이 대표의 단식이 유례가 없는 "땡깡 단식에 사법리스크 방탄용 정략"이라며 "검찰소환 조사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여부 등 사법리스크를 앞두고 갑자기 '단식 호소인'으로 돌변했다"고 몰아세웠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이 대표 단식에 "국민이 코미디로 본다"고 폄하했다. 진 교수는 CBS에 출연, "국민항쟁을 왜 자기 혼자 하나. 아무도 관심 없으니 그냥 밥 드시라. 회덮밥을 추천한다"고 저격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이 대표가 "방탄 단식에 나섰다"며 "감옥 갈 것을 생각하면 밥 먹고 싶겠느냐"며 금식을 비꼬았다.

법조계는 단식이 구속을 피하려는 꼼수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법조인은 이 대표가 단식하고 병원에 입원하면 검찰은 영장 청구가 부담되고, 법원도 건강을 이유로 영장 기각을 주장하면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조사받다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검찰 상황이 난처해진다는 것을 이 대표가 알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가 검찰 출석을 거부하고 단식하면 국민적 공감보다 방탄 단식 등 나쁜 말만 퍼진다. 오늘이라도 마음을 바꿔 검찰에 출석하고 약속대로 당당하게 조사받는 게 제1 야당 대표다운 처신이다. 입에 발린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진 교수 같은 진보논객이 코미디라며 회덮밥이나 먹으라고 한 말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