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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안보위협 속 끈끈해진 나토-EU, “협력관계 격상” 공동선언문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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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1. 11. 15:40

러·중 안보위협 속 나토·EU 협력관계 심화 움직임
세차례 공동선언문 중 구체적 국가 명시한 건 처음
EU '전략적 자율성' 후퇴했다는 지적도
Belgium NATO Cooperation <YONHAP NO-4966> (AP)
옌스 스톨텐베르그(가운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오른쪽)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이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공동선언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AP 연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 등으로 신냉전 구도가 선명해지는 가운데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EU(유럽연합)가 안전보장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샤를 미셸 EU 이사회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협력관계를 심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약 20여년 전 양측이 본격적으로 협력하기 시작한 이후 세 번째인 이번 공동선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자, 직전의 2018년 공동선언 이후 5년 만에 나온 것이다.

나토와 EU는 공동선언문에서 "나토는 동맹국들을 위한 집단방위의 토대이자 유럽-대서양 안보에 필수"라면서 "당면한 안보 위협과 도전이 그 범위와 규모 면에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오랜 협력을 바탕으로 양측간 파트너십을 한 단계 격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정학적 경쟁을 비롯해 핵심 기반시설 보호, 우주, 기후변화로 인한 안보영향 등 다방면에 걸쳐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동선언문에 명시된 '위협과 도전'은 러시아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을 풀이된다. 공동선언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은 국제법 및 유엔 헌장을 위반하고, 유럽 및 글로벌 안보와 안전성을 훼손한다"면서 러시아에 즉각적인 전쟁 중단과 우크라이나 내 철군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완전한 연대를 표명하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국경 내에서의 우크라이나의 독립·주권·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고 지속적인 지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자기주장과 정책 확대는 앞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라고 언급하고 "권위주의적 행위자들은 정치·경제·기술·군사적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우리의 이익, 가치, 민주주의 원칙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역대 세 차례 공동선언문에서 중국, 러시아 등 특정 국가가 구체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시급한 건 러시아의 위협과 도전이지만 그것만이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중국이 자국 이익 추구를 위해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공동선언문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도 국제질서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하는 데에 EU도 동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중국을 최대 경쟁자로 보고 있는 미국과 달리, EU는 중국에 대해 전략적 선택을 다각화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반(反)서방 간 진영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나토 집단방위체제를 더 공고히 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EU가 기치로 내건 '전략적 자율성'이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동선언문은 "EU 회원국들은 군사력과 안보협력을 증대하는 한편, 이 같은 노력이 나토의 전략에 부합돼야 하며 나토와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다.

EU 내에서는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이고 독자적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EU의 '전략적 자율성'이 사실상 사장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략적 자율성은 협력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생각이 같은 파트너와 협력한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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