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영국 주재 중국영사관 폭행사건에 英-中 외교충돌 비화 조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21020010010122

글자크기

닫기

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0. 20. 16:39

Britain China Protest <YONHAP NO-1264> (AP)
16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에 참여하고 있던 밥 찬(35)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사진=AP 연합
영국 주재 중국영사관 앞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규탄 시위를 벌이던 홍콩인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들어가 폭행당한 사건이 영국과 중국의 외교충돌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시위는 평화롭고 합법적이었으며, 영국 영토에서 열렸다. (이번 사건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추가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실시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가 개막한 지난 16일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30~40명 규모의 반(反)중 시위가 열렸다. 당시 시위대는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고 적힌 현수막과 왕관을 쓰고 있는 시 주석의 모습을 그려진 풍자화 등을 내걸고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그러다 영사관에서 8명가량의 남성들이 나와 시위에 참여 중인 홍콩 출신의 밥 찬(35)을 영사관 안으로 끌고 들어가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영국 경찰은 중국 영사관에 마음대로 진입할 수 없지만 피해자의 안전을 우려해 개입, 구조했다.
시위대를 폭행한 이들 일부는 헬멧과 마스크 등을 써 얼굴을 감추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로 보이는 인물이 있다는 주장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정 총영사는 이날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시위대를 폭행하진 않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알리시아 키언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정 총영사와 공산당원들이 폭행 사건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면서 "정 총영사는 평화적인 시위가 열리고 있다는 이유로 현수막을 찢고 홍콩인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혔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영국 영토에서 시위대를 구타하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폭행에 연루된 이들을 1주 내로 기소하거나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 이후 영국 정계는 여야를 막론하고 중국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맨체스터 경찰 관계자는 사건조사에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면서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신중하고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전날 중국 외교관을 초치해 폭행사건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전하고 영사관 직원의 행동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중국은 시위대가 영사관 안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해 정당한 대응을 취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19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사관 폭행사건에 대해 "불법 분자가 총영사관 부지에 불법 진입해 안전을 위협했다"면서 영국 외교부에 외교적 항의를 의미하는 '엄정 교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총영사관의 안녕이 침범돼서는 안되며 유효한 조치를 통해 총영사관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라고 영국 측에 촉구했다.

선미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