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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석유 빨아들이는 중국ㆍ인도, 美ㆍ유럽 등 서방제재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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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08. 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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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송유관 '노르트 스트림-2' 건설 작업 현장. /로이터 연합
중국과 인도 등이 러시아산 석유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미국 등 서방의 조치를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 재확인됐다. 러시아산 석유는 강도 높은 서방 제재에도 산유량이 전쟁 전보다 비슷하거나 소폭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현지시간)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놓은 8월 석유시장 보고서에는 러시아의 지난달 하루 원유 산유량이 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 3%(31만 배럴) 정도 감소한 걸로 나타났다.

원유와 석유제품을 망라한 러시아 석유 수출량도 전쟁 전 수준보다 하루 58만 배럴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이런 결과물은 미국·유럽 등이 가한 러시아 제재를 거의 무력화하는 수치로 해석된다.
중국과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대거 수입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쟁 후 서방으로 가는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량은 6개월간 하루 220만 배럴 정도 감소했다.

갈 곳은 잃은 러시아산 석유는 수출길 다변화를 꾀하며 인도, 중국, 튀르키예(터키) 등으로 향했다. 서방 수입이 감소한 만큼 중국과 인도 등이 사들인 것이다. IEA는 미국, 유럽, 한국, 일본에 대한 수출량 감소분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다른 곳에 수출됐다며 서방 제재로 인한 생산 감소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도 등은 대러시아 제재 동참을 거부하고 기존 협력관계를 유지해 러시아산 석유를 할인된 가격에 더 많이 거둬들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올해 6월 EU를 제치고 러시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경제권으로 올라섰다.

다만 상황이 반전할 여지는 남아있다. IEA에 따르면 EU의 원유·석유제품 금수 제재가 2023년 2월 완전히 발효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EU는 올해 12월 5일까지 러시아 원유 수입, 내년 2월 5일까지 해상으로 운송되는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한편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은 7월 하루 1억50만배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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